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자동차보험 시장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금융당국이 보험 가격 자율화를 선언하면서 대형 손보사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자동차보험 가격을 줄줄이 인상하고 나섰다.
반면 중소형 손보사는 사이버 채널(CM) 판매에 뛰어들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격을 낮추고 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지난 25일부터 오프라인 자동차보험료를 전격 인상했다. 현대해상의 자동차보험료 인상률은 개인용 차량 2.8%, 업무용 2.7%, 택시 등 영업용 7.8%다. 자동차보험 시장의 75%를 차지하는 빅4(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KB손보) 대형사 중에선 이번에 현대해상이 처음으로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한 것이다.
대형 손보사는 2010년 9월 자동차보험료를 3% 가량 인상한 뒤 2012년 다시 인하했다. 이후 2014년엔 개인용이 아닌 업무용·영업용 차보험료만 올렸다. 개인용 자동차보험의 경우 소비자 물가와 직접적으로 연관되고 금융당국이 가격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규제하면서 전체 자동차보험의 90%를 차지하는 개인용에는 손을 대지 못한 것이다.
현대해상이 오프라인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면서 다른 손보사들도 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동부화재는 직접적으로 보험료를 인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는 하지만 보험료 인상 효과가 있는 새로운 특약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손보사들은 오프라인 보험료는 올리고 있지만 CM 채널에서 판매하고 있는 자동차보험의 가격은 인하하고 나섰다. 롯데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 등 중소형 손보사들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기존 오프라인 자동차보험보다 18%까지 저렴한 CM 전용 상품을 출시했다.
지난해 ‘보험 다모아’ 출범으로 2009년 이후 삼성화재가 독식하던 CM 채널의 문이 열리자 중소형 손보사들이 투트랙(Two-Track) 전략을 구사하고 나선 것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손해율이 높은 오프라인 자동차보험료를 올리면서 손해율을 낮추고 CM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