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성민(48)이 영화 ‘로봇, 소리’(감독 이호재)의 개봉을 앞두고 출연 소감과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이성민은 19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이면서 이기적이기도 한 중년 남성이 어떻게 로봇을 만나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일이 어떻게 관객을 설득하고 따라올 수 있게 만드느냐가 관건이었다”고 밝혔다.
이성민은 로봇 ‘소리’와의 연기 호흡에 대해 “소리와의 연기는 어렵지 않았지만, 연기할 때 피드백이 없기 때문에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소리의 머리 부분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창문을 보는 모습 등이 살아있는 것으로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됐다. 힘들기도 하지만 재밌었다”고 말했다.
이성민은 이어 “따뜻한 휴먼 스토리 영화다. 나이가 드니 할 수 있는 게 휴먼 장르에 가깝다”면서 “옛날에 ‘천국의 아이들’을 보고 운 적이 있다. 연극할 때였는데 ‘영화는 이래야 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성민은 “가난한 시절 연극할 때 배고팠다. 정말 떡볶이 한 접시 사먹을 돈이 없었다. 그때 저를 버티게 해준 게 배우라는 자존심이었다. 아마 연기를 계속 열심히 해보려는 의지가 남아있는 이유가 그런 긍지를 지키고자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가족이다. 가족이 없으면 이렇게 열심히 살지도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성민은 ‘로봇, 소리’에서 아버지 해관 역을 맡아 진한 부성애를 보여준다. 인터뷰 도중 친딸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저는 딸과 친한 아빠다. 우리 딸도 인정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딸이 아이돌 그룹 엑소(EXO)의 팬이다. 얼마 전에는 영화 ‘장수상회’를 봐야 한다고 해서 봤더니 엑소 멤버가 출연하더라”며 “일이 없을 때 학원을 자주 데려다준다. 그러면 차에서 엑소의 노래를 크게 틀어 듣는다”고 했다.
이성민은 또 “어렸을 때 딸이 제가 연기하는 TV 화면을 보고 놀라더라. 그때부터 아빠의 일은 연기라고 교육을 시켰다. 이제는 TV, 스크린 속 아빠와 실제 아빠를 정확하게 구분한다. 한 번은 주위에서 ‘너희 아빠 연예인이지?’라고 물어봐서 ‘연예인 아니고 배우’라고 했다더라. 뿌듯해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로봇, 소리’는 로봇과 인간의 동행과 부성애를 결합한 특별한 소재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소리는 세상의 모든 소리를 기억하며 위치 추적과 도청, 내비게이션 능력까지 갖춘 감성 로봇이다. 소리는 극중 이성민과 호흡을 맞춰 인간과 로봇의 색다른 조합을 선보일 예정이다. 상영시간 117분, 12세 이상 관람가로 27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