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검사평가' 결과 발표…"적법절차 준수 않는 검사 많아"

입력 2016-01-1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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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검찰 조사를 받던 피의자가 공범을 모두 털어놓고 청사 밖으로 유유히 걸어나가는 장면이 종종 등장한다. 이를 전문용어로 유죄협상제도(플리바게닝)라고 한다. 자신의 유죄를 인정하거나 혹은 다른 사람에 대해 증언하는 대가로 검찰과 거래를 하는 것이다.

이처럼 외국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플리바게닝이 실제 우리나라에서도 공공연히 행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변호사협회(회장 하창우)는 19일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 438명이 제출한 1079건의 검사평가표를 바탕으로 일선 검사의 수사실태를 담은 '검사평가 사례집'을 발간했다.

해당 사례집에 따르면 수사 과정에서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는 플리바게닝을 시도하거나, 고소취하를 종용하는 검사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를 모욕하거나, 강압적 분위기를 조성하고(책을 책상에 내려치거나 연필을 책상에 던지는 경우 등), 자백을 유도하는 검사도 있었다.

또 수갑을 채운 채 피의자를 조사하는 등 피의자의 인권을 침해하고, 변호인신문 참여시 변호사의 메모를 금지하는 등 적법절차를 준수하지 않는 경우도 예상 외로 많았다.

이날 대한변협은 사례집 발간 외에 우수한 점수를 받은 10명의 검사도 함께 발표했다. 먼저 수사 검사로는 서울중앙지검 소속 변수량, 차상우, 최인상, 장려미, 김정환 검사가 우수검사로 꼽혔다. 이들은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충분히 주고 인격적으로 대우하며 예단을 갖지 않고 객관적 시각에서 수사를 진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판 검사 중에는 서울중앙지검 채필규, 박하영, 추창현, 김영오 검사와 서울서부지검 오선희 검사가 우수검사로 꼽혔다. 이들은 공판 과정에서 사건의 쟁점을 잘 파악함은 물론 인권의식을 갖고 피고인의 인격을 존중하고, 증인신문이 적절히 이루어지게 하는 등 재판 진행에 성실히 임한 것으로 평가됐다.

변협은 이번 검사평가 결과를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에게 전달하고, 향후 전국검사평가 결과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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