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부총리와 이 총재는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오찬을 갖고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오후 12시부터 시작된 오찬은 한 시간 반에 걸쳐 이어졌다.
유 부총리는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나 "경제상황과 이 총재가 최근에 국제결제은행(BIS)에 다녀온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이 총재가 어려운 시기에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맡아 어깨가 무거우시겠다"고 축하와 격려의 인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와 이 총재는 국내 경제 상황이 안좋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날 오전 경기 평택항을 다녀왔던 유 부총리는 오찬에 앞서 "평택항에 가니 수출 걱정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하지만 안으로 눈을 돌리면 수출이 7.2% 감소되고 하니 걱정이다"라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해외에서 우리나라를 긍정적으로 보는 것에 대해서는 "숫자로만 봤을 때 얘기"라고 답했다.
이 총재는 "며칠 전에 BIS에 갔다 왔는데 한국경제 경기회복세가 약하다는 얘기에 대해 한국은 상대적으로 걱정이 없다는 얘기를 전했했다"고 말했다. 이에 유 부총리는 "성장률로 보면 미국 다음에 한국이라고 하니깐 그런 의미에서 나온 얘기(한국 경제가 괜찮다는 것)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부총리는 기재부와 한은의 정책운용 방향에 대해서는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유 부총리와 이 총재는 정기적인 만남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유 부총리는 "정기적인 만남은 한 번 생각해볼까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유 부총리와 이 총재는 국내 경제가 G2(미국, 중국) 리스크, 신흥국 불안에 북한 핵실험까지 겹치면서 매우 엄중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경제구조 변화, 인구구조 변화, 내수기반 약화 등의 구조적 문제를 극복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는 데 인식을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