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유미의 고공비행]선주협회, “지난해 욕봤다!”

입력 2016-01-15 12:06 수정 2016-01-15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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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유미 산업2부 차장

지난 한 해 동안 해운업이 어려운 가운데, 한국선주협회는 맘 고생이 많았다. 특히 해운업을 ‘잘 모르면서 아는 척’ 하는 정부를 상대로 어려운 선사들을 위한 지원을 받아내기 위해 정말 애썼다.

지난해 출범한 한국해양보증보험만 해도 그렇다. 정부는 오래전부터 해운관련기금 설립에 대한 검토를 해왔지만, 수년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다 지난해 가까스로 실행에 옮겼다. 설립 계획 당시만 해도 해운업계 부담은 최소화하고 정부 주도로 대규모 출자가 이뤄질 예정이었다. 이에 정부는 해운업계에 50억원 정도 출자가 가능하면 나머지는 정부가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했다.

하지만, 큰소리치던 정부는 결국 얼마 안 돼 무능함을 드러냈다. 결과적으로는 당초보다 5배에 달하는 금액을 업계에 요구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선사들은 250억원이라는 금액을 내놔야 했고 선주협회는 중간에서 이를 조율하느라 진땀을 뺐을 것이 뻔하다. 그야말로 쥐꼬리 지원이라도 감사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난해 모인 1250억원은 해운업을 살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지난해 말 정부가 내놓은 지원안도 그들의 무지함을 여실히 보여줬다. 정부는 1조4000억원 규모의 선박 펀드를 조성, 부채비율 400% 이하 해운업체에 한해서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부채비율이 통상 700%가 넘는 해운업의 특성을 전혀 모르고 하는 소리다. 벌써부터 업계에서는 여기저기서 실효성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번에도 정부와 업계의 괴리감을 좁히는 해결사로 선주협회가 나서야 할 판이다.

선주협회는 이외에도 지난해 참 많은 일들을 해냈다.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을 대한민국 최초로 배출한 것이다. 선주협회는 선거에 앞서 선출지원협의회를 구성, 3개월간 국내외 홍보활동, 선거용품 지원은 물론, 이사국 지지 교섭 활동 등 사무총장 배출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선주협회는 14일 열린 2016년 정기총회에서 ‘2015년 사업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이를 통해서도 지난해 얼마나 지난한 작업에 매달렸는지 알 수 있었다. 우선 선주협회는 해운경영 환경 개선을 위해 △원양선사 유동성 확보 대책 △해운산업에 대한 정책 지원을 정부에 건의한 것은 물론, 수출입은행선박금융 확대를 추진했다.

또 △컨테이너 하역료 인가제 시행 대응 △도선사고 재발방지 대책 △항만시설 보안료 신설 대응 등 항만물류 개선에도 힘썼다. 이외에도 목포해대 정원 증원에 따른 예산 지원, 해기사 단기양성, 해기사 승선 중 학사취득제도 추진 등 선원정책도 개선했다.

이처럼 협회가 많은 일들을 해내려면 사실 회원사들의 회비가 절실하다. 이 같은 고마움을 아는지 200여개가 넘는 회원사들은 어려운 가운데 지난해 75%에 달하는 회비 납부율을 보였다. 협회가 지난해 회원사들로부터 걷은 회비는 총 72억5105만원에 달한다. 한 회사 평균 연간 4000만원에 달하는 회비를 꼬박꼬박 냈다는 의미다.

선주협회는 올해도 어김없이 해운업을 위해 동분서주할 것이다. 다만 수년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큰 발전이 없는 정부가 이제부터라도 해운업에 대한 지식을 쌓고 제대로 된 지원책을 내놔야 협회도 힘이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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