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1월 15일 韜光養晦(도광양회) 재능과 실력을 감추고 때를 기다림

입력 2016-01-1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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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화광동진(和光同塵)이 자신의 빛을 감추고 남들과 어울리는 화평의 언어라면 빛을 감추고 때를 기다린다는 도광양회(韜光養晦)는 상대를 이기려고 벼르는 투쟁의 언어다.

중국 남북조 때 양나라 소통(蕭統)이 지은 ‘정절선생집서(靖節先生集序)’에는 “성인은 빛을 감추고 현인은 속세를 피한다”[聖人韜光 賢人遁世]는 말이 나온다. 소통은 역대 명문 모음집 ‘문선(文選)’을 편찬한 소명태자다. 또 금(金)나라 때 마옥(馬鈺)의 ‘만정방(滿庭芳)’과 수서(隋書)의 ‘설도형(薛道衡)전’에도 각각 ‘빛을 감추고 실체를 숨긴다’[韜光隱迹], ‘마음을 감추고 종적을 드러내지 않는다’[韜神晦迹]는 표현이 있다.

청(淸)대의 유명한 매판(買辦) 정관응(鄭觀應)의 베스트셀러 ‘성세위언(盛世危言)’의 머리말에도 도광양회가 나온다. 매판은 1770년 무렵부터 중국에 설치된 외국 상관(商館)과 영사관 등이 중국 상인과의 거래중개를 맡기기 위해 고용한 중국인을 말한다. 정관응은 매판 생활을 청산한 뒤 중국의 부강을 위해 상전(商戰)의 방략을 연구하는 데 주력했다. 책의 핵심은 강해야 모욕당하지 않는다는 도강어모(圖强御侮)와 부강구국(富强救國)이었다.

중국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출범 이래 기미(羈縻) 정책을 표방해왔다. 굴레를 씌워 얽매듯 주변국을 통제하는 정책이다. 그러다가 덩샤오핑(鄧小平)이 1980년대 개혁·개방을 추진하면서부터 도광양회를 지향하기 시작했다.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경제력과 국력이 생길 때까지 침묵을 지키면서 강대국들에 전술적으로 협력하는 외교정책이다.

독수리 등 맹금이 사냥을 할 때 낮게 날며 날개를 거두는 비비염익(卑飛斂翼)이나 사자와 같은 맹수가 사냥을 할 때 귀를 드리우고 땅에 엎드리는 미이부복(弭耳俯伏)도 재미있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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