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체의 법인자금 약 30억원을 개인 용도로 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용호(58) 전 G&G그룹 회장이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위현석)는 이 전 회장이 지난 7일 신청한 보석 신청서에 대한 심리를 12일 열었다.
앞서 이 전 회장은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 기소됐다.
이날 이 전 회장 측 변호인은 “이용호라는 이름 때문에 검찰 수사가 확대된 면이 있다”면서 “이 전 회장이 진행 중이던 사업도 큰 손해를 보고 있는만큼 재판부의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보석 사유를 밝혔다.
반면 검찰은 “이 전 회장의 혐의가 중하고, 증거은닉과 도주의 우려가 있어 구속의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발언에 나선 이 전 회장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또다시 불법 사건에 연루돼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남을 돕는 과정에서 행한 작은 실수가 침소봉대돼 여기까지 왔다”고 입을 열었다.
이 전 회장은 “나는 사회적으로 편견이 형성된 주홍글씨가 낙인된 사람이라 늘 미움의 대상이 되고, 넘어져도 누구 하나 부축해주는 사람이 없다”고 자신의 처지를 호소했다.
이어 “이번 사건도 그런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억울한 면이 많이 있다”면서 “나는 이미 사회적으로 노출된 사람이라 도주의 우려가 없고, 또다시 구속돼 방어권 행사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토로했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 기일인 오는 21일까지 이 전 회장에 대한 보석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이 전 회장은 2001년 G&G 회장 당시 삼애인더스와 인터피온 등 자신의 계열사 전환사채 680억원을 횡령하고 주가를 조작해 250억여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혐의로 기소돼 징역 6년에 벌금 250만원을 선고받았다.
해당 사건은 조사과정에서 신승남 전 검찰총장의 동생과 이형택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 김대중 대통령 차남 홍업 씨 등이 연루된 것으로 밝혀지며, 이른바 ‘이용호 게이트’라는 대표적인 권력형 비리 사건으로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