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가 학과폐지 결과를 SNS로 통보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상 폐과를 결정한 상태에서 진행된 간담회 역시 학교측의 안일한 태도로 비난을 받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와 건국대 등에 따르면 학교측은 지난 7일 오전 경영대 강의실에서 동물생명과학대 바이오산업공학과 학생들을 불러 폐과를 알리는 간담회를 열었다.
관련학과 재학생들에 따르면 대학 측은 간담회를 열기 불과 이틀 전인 5일 오후 7시 30분께 학과 대표 학생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단체 카톡방'에 간담회 일정을 통보하면서 학과가 폐지된다는 사실도 함께 통보됐다
학생들은 갑작스러운 폐과 결정도 당혹스러운데, 대학 측이 의견 수렴 과정도 거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이를 통보해 왔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방학기간 지방에 내려가 있던 학생들은 갑작스러운 소식에 상당수가 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간담회 내용도 논란이 되고 있다. 학교측은 폐과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묻기보다는 폐과를 이미 기정사실화하고서 간담회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에서 한 학생이 "최소한 미안하다는 말은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언급하자 교수가 "내가 왜 자네에게 사과해야 하나"라고 반문하는 등 시종일관 싸늘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오산업공학과는 지난 2013년 바이오 기술 개발부터 관련 기업이 요구하는 경영 능력까지 두루 갖춘 인재를 양성하겠다며 개설한 학과다.
건국대가 바이오산업공학과 폐지를 추진한 이유는 교육부가 지원하는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프라임 사업) 대상으로 선정되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국대는 지난해 초에도 학부제를 학과제로 전환하고 일부 전공을 통폐합하는 학사 개편안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다 학생들의 반발에 부닥쳐 겨우 절충안을 마련, 갈등을 봉합한 바 있다. 학교측의 이번 학과폐지에 따라 내년부터 신입생을 뽑지 않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