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이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을 신청한다.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에 이어 자율협약을 받는 3번째 조선사가 된다.
7일 금융당국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이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율협약을 신청할 예정이다. 자율협약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보다 강도가 낮은 것으로 채권은행들이 대출 상환 유예, 추가 자금 지원 등을 하는 구조조정 방식이다.
앞서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말부터 채권단에 자율협약 신청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중공업의 금융권 채무는 1조6000억원(지난해 11월 기준)에 달한다. 이 중 1조4000억원 가량이 산업은행과 하나은행 등 제1금융권에 몰려있다. 연간 이자비용만 1500억원에 달한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2015년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고 자산매각 등 자구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 인천시 서구 원창동 토지를 1389억원에 매각했다. 또 2014년 6월에는 서울 남영동 사옥과 부산 중앙동 R&D 센터를 1497억원에 매각했다. 그러나 조선경기 불황으로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려왔다. 한진중공업은 2014년 1450억원 영업손실이 발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6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한진중공업으로부터 자율협약 신청이 들어오면 채권단 논의를 거쳐 이르면 이달 안에 협약 개시 여부를 결정하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실사 작업 등에 돌입할 예정이다. 채권단 내부에서도 한진중공업 자율협약 신청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채권단은 청산 가치와 존속 가치를 따져 자율협약 신청을 받아들일지를 결정하며, 만약 채권단이 신청을 받아들이면 대출상환 유예, 추가 자금지원 등 조치가 잇따르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이 인천북항 배후부지도 필지별로 매각해 올해 4월까지 3355억원을 거둬들일 예정이자만, 이같은 자회사 지분 및 보유 부동산 매각이 지연되면서 현재 약 200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