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홍길 대장과 함께 에베레스트를 등정했던 후배 박무택 대원은 엄 대장이 이끄는 알룽캉 원정대에 합류하지 못하고 자신의 원정대를 꾸려 에베레스트에 올랐다가 하산하는 길에 조난을 당했다. 같이 간 후배 대원들도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은 엄 대장은 휴먼원정대를 꾸려 히말라야로 향해 대원들을 돌무덤에 묻고 임무를 완수한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졌다.
당시 엄 대장은 당장 박무택 대원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한 원정대를 꾸렸지만 후원금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필요한 금액은 현물 지원을 제외하고도 무려 4억원. 지인들의 지원만으로는 불가능한 액수였다.
이때 한 지인이 1994년부터 알아왔던 전필립 회장과 엄 대장을 만나는 식사 자리를 만들었고, 이 자리에서 전 회장이 흔쾌히 지원을 약속하면서 휴먼원정대가 떠날 수 있었던 것이다.
파라다이스그룹은 “두 사람이 22년의 인연을 맺으면서 사람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서로 확인했고 이것이 휴먼원정대 지원으로 이어져 감동의 스토리 ‘히말라야’를 탄생시켰다”고 5일 밝혔다.
엄 대장은 “전 회장은 휴먼원정대 결성 당시 자금 지원뿐만 아니라 동계훈련도 함께하며 많은 힘을 불어넣어 줬다”고 소회하면서 “‘네가 부족한 것은 내가 메워주고, 내가 아픈 곳은 네가 어루만져준다’는 단순 명료한 삶의 법칙이며, 함께 울고 웃었던 파라다이스야말로 진정한 휴먼 원정대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데 앞장서서 나눔을 실천하는 파라다이스의 행보가 멋있다”고 덧붙였다.
파라다이스그룹은 지난해 5월 네팔 지진 구호성금 2억원을 엄홍길휴먼재단에 전달하기도 했다. 당시 재단은 지원금으로 다딩, 고르카 등 지진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식료품과 물 등을, 집을 잃은 이들을 위해서는 태양열 시설, 텐트, 침낭 등을 마련해줬다.
이석훈 감독이 만든 영화 ‘히말라야’는 새해들어 관객 600만명을 넘어서는 등 흥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