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그냥 쿨하게 그냥 웃어넘기고 싶다. 그치만 강 교수님꺼 듣게 되면 장학금 받기 어렵고, 그럼 다음 학기 또 휴학해야 하는데. 아~ 꼬인다.”
어제(4일) 첫 방송된 ‘치즈인더트랩’의 여주인공 홍설(김고은 분)의 독백입니다. 수강 신청에 실패한 뒤, 장학금을 못 받게 될까 봐 걱정하며 하는 말입니다. ‘휴학→알바(아르바이트)→복학’이라는 굴레 속에 20대 후반이 돼서야 겨우 졸업장을 받아드는 대학생들의 심경을 표현했습니다.
“대학 다니면서 빚 안 지는 사람이 어딨다고….”
드라마를 보며 이런 생각하셨을 겁니다. 학자금 마련을 위해 휴학과 복학을 번갈아 하는 대학생이나, 대출 상환으로 첫 월급 인터셉트 당한 미생들에겐 생소한 일도 아니죠. 흙수저ㆍ헬조선ㆍ개룡품절(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는 끝났다)과 같은 신조어가 난무하는 시대에, 대학생 시절부터 빚에 허덕이는 굴레는 20대의 숙명이 돼 버렸습니다.
취업포털 ‘사람인’에서 지난해 대학생 266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봤더니 2명 중 1명(50.87%)이 ‘학자금 대출 계획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이들 중 70%는 이미 평균 1399만원의 대출을 떠안고 있었습니다. 올해 최저 시급(월 126만원)으로 따지면,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1년 가까이 벌어야 갚을 수 있는 돈입니다.
이마저도 일자리를 구한다는 가정에 따른 겁니다. 대부분 대학생들은 졸업 후 취업난에 허덕입니다. 한 민간경제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들이 느끼는 체감실업률은 22.4%나 된다고 합니다. 10명 중 2명은 실업자란 뜻입니다. 자취방에서 참치캔 1개와 고추장 한 숟갈로 끼니를 때우며 취업을 준비하는 ‘치즈인더트랩’ 상철(문지윤 분)의 모습이기도 하죠.
돈은 없고, 취직은 안 되고, 벌이가 없으니 신용도는 낮고…. 청년들은 어쩔 수 없이 30%가 넘는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대부업체에 손을 벌립니다. 20대 신용대출 중 37%가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에서 이뤄진다고 합니다. 은행 대출이 80%가 넘는 30~40대와는 정반대죠.
피할 수 없다면, 대비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어낼 방법을 찾아야죠. 우선 학자금을 걱정하고 있는 대학생이라면 한국장학재단을 활용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재단에서는 차상위 계층(소득 8~9분위) 대학생들에게 등록금을 빌려줍니다. 금리는 2.7%입니다. 물론 은행보다 금리는 다소 높지만, 대부업체와 비교할 때 10분의 1도 채 안 됩니다.
등록금 납부하고, 자취방 월세 내고 나니 쌀 한 포대 살 돈도 없다고요? 그렇다면 ‘대학생ㆍ청년 햇살론’을 떠올려 보는 것이 좋습니다. 정부는 연 소득 3000만원ㆍ신용등급 6등급 이하 대학생과 청년층들에게 4.5% 금리로 돈을 빌려줍니다. 한도는 800만원이고요. 거치기간은 4년(군 복무 시 2년 연장)입니다. 취직 후 5년 안에 갚으면 됩니다.
만약, 대부업체에서 이미 돈을 빌린 대학생이라면 최대 1000만원까지 5.4% 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전환대출을 신청하면 됩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란 말은 없습니다. 아프면 ‘환자’일 뿐입니다. 병세가 더 심해지기 전에 약을 먹고, 체력을 키워야겠죠. 청년은 물론 기성세대들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치즈인더트랩’이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흙수저를 물고 사는 20대 학생들이 설이의 모습을 보면서 잠시나마 위안을 받았으면 합니다. 드라마보다 더 처절한 헬조선에 사는 청년들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