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인사이드] 경제 엘니뇨, 대책은 있다

입력 2016-01-05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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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진우 뉴욕 주재기자

병신년 새해 벽두부터 미국은 난리다.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서 새해맞이 카운트다운과 볼 드랍 행사를 하고 축포를 쏠 때 미주리를 비롯한 중서부 지역에서는 폭우와 기록적인 홍수로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아열대 사막성 기후지역인 텍사스에는 폭설이 내리고 뉴욕 등 동부지역에서는 장미와 벚꽃이 피어 남반구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했다. 중남미 등 세계 곳곳에서도 기상이변이 발생하고 있다. 강력한 엘니뇨의 영향이다. 공포감마저 들게 하는 상황이다.

병신년의 세계 경제도 이런 이상기후 현상을 보이지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들이다.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경제대국들의 엄청난 양적완화(QE)와 초저금리 정책으로 인한 부작용이 지구촌 곳곳에서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형편이 나아진 미국이 지난해 말 9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세계 경제의 기압골이 급변하고 있다. 기상이변이 더욱 심해질 전조다. 신흥국은 물론이고 EU, 중국, 일본 등 다른 경제대국과의 경기 차이가 심해지는 디커플링 현상이 발생하자 세계 곳곳으로 흘러들어갔던 달러화가 미국으로 급속히 회귀하면서 ‘테이퍼 탠트럼(Taper Tantrum)’이 예고됐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일부 지역에서 경기와 통화가치는 급락하고 물가와 금리가 폭등하는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 일어날 수 있는 강한 저기압도 형성되고 있다.

노벨상을 받은 경제학자들이 즐비하지만 경제 기상을 제대로 예보하고 대책을 내놓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현재의 경제학 이론으로는 경제 기상이변을 제대로 설명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많은 통화가 풀리고 금리는 마이너스 수준에 이를 정도로 떨어졌는데도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은 폭락하고 디플레이션이란 만성질환을 앓고 있으니 대책을 찾기도 어려운 지경이다. 세계 금융위기의 발원지였던 미국의 경제는 견실하게 회복되고 달러화는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다른 나라의 경제와 통화는 오히려 곤두박질을 치니 “어이가 없네”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예측할 수 없을 때의 공포감은 배가 된다. 조그만 충격에도 공포와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여럿이 함께하면 공포감과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 같은데 미국, EU,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은 상대방 카드를 훔쳐보면서 각자도생의 길을 찾기에 급급하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대증요법이다. 증상이 완화될지, 다른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날지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우리 경제를 안정시킬 수 있는 묘책을 찾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경제 엘니뇨 현상이 피해 가기만을 빌고 있을 수만은 없다. 우선 경제의 기초를 보강해야 한다. 도랑을 치우고 댐과 제방을 튼튼히 하면 태풍과 홍수, 쓰나미와 가뭄이 와도 피해를 많이 줄일 수 있다. 여론과 정치권의 공감대가 이루어진 경제 관련 법안을 하루속히 시행하고 구조조정을 늦추지 말자.

기압 차가 커지면 태풍은 훨씬 강해지고 피해도 불어난다. 기압 차를 줄일 수 있는 가능한 방법을 강구하자. 빈부차, 소득차, 세대차, 지역차, 이념차, 남녀차, 중소·대기업차 등 켜켜이 쌓인 차이를 줄이는 방법을 찾아 차근차근 시행하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대학 교수를 비롯한 저명 학자들의 새해 덕담도 이런 차이를 줄여나가자는 것이었다.

경제 기상관측에 역점을 두고 비상조치를 취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자. 둑에 물이 샐 조짐을 보일 때 응급대응을 잘하면 큰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미국 월가에 전해오는 격언이 있다. “Fed와는 힘겨루기를 하지 마라(Don’t fight the Fed).” 미국의 금융통화 정책을 예의주시하고 발 빠르게 대응책을 강구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비결이다. 기민한 금융통화 정책과 재정정책은 필수요건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 자세다. 극복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자세가 절실하다. 자신감에 자구노력이 뒷받침되면 이미 절반은 성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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