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의 출처는 남송(南宋)시대 유의경(劉義慶)이 지은 세설신어(世說新語)의 출면(黜免)편이다. 黜은 물러남, 몰아냄, 免은 파면을 말하니 벼슬자리에서 쫓겨나거나 비방을 당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은 부분이다.
동진(東晋)의 환온(桓溫)이 촉(蜀) 땅으로 공격해 들어가 삼협(三峽)에 이르렀을 때 원숭이 새끼를 잡은 병사가 있었다. 그 어미가 강 언덕으로 100여 리를 따라오며 슬피 울다가 마침내 배에 뛰어오르더니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배 속을 가르고 보니 창자가 모두 마디마디 끊어져 있었다.[破視其腹中 腸皆寸寸斷] 환온은 격노하여 그 사람을 파면하라고 명했다. 오늘날의 싼샤댐 지역에서 일어난 일이다.
‘자식을 잃은 슬픔은 마치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과 같다’고 하여 단장지애(斷腸之哀)라고 한다. 어미 원숭이의 창자가 끊어졌다는 뜻에서 모원단장(母猿斷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한문학에는 원숭이 울음소리[猿嘯]가 많이 등장한다. 특히 가을의 슬픈 정조를 형용할 때 많이 쓰인다. 고교 교과서에 두시언해 가운데 하나로 실렸던 두보의 ‘등고(登高)’ 중 한 대목. “바람이 빠르며 하늘이 높고 원숭이 휘파람이 슬프니/물가가 맑고 모래 흰 곳에 새가 돌아오는구나.”[風急天高猿嘯哀 渚淸沙白鳥飛廻] 이백의 ‘조발백제성(早發白帝城)’ 마지막 2행은 이렇게 돼 있다. “양쪽 언덕 처절한 원숭이 울음 이어지고/날쌘 배는 어느덧 첩첩산중 만산을 지나네”[兩岸猿聲啼不住 輕舟已過萬重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