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 아마존과 아마존의 배송을 전담해온 미국 대형 배송업체 UPS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어 양사가 결별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아마존이 물동량과 비용 증가 부담을 줄이고자 자체 물류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UPS에 아마존은 더 이상 든든한 아군이 아니며 어색한 충돌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아마존은 항공화물회사와 회사 자체 화물 배송 부문 출범을 위한 장비 임대 협의에 들어갔다. 또 이미 배송 루트 가운데 가장 비용이 비싸고 최종 단계인 구간에서는 자체 트럭과 운전기사를 이용하고 있다. 인구밀집지역에서 자체 배달을 하거나 미국 연방우정국(USPS) 서비스 활용을 늘리고 있으며 향후 드론을 이용해 직접 고객 마당으로 제품을 배송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3분기 전체 매출에서 물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1.7%에 달했다. 이는 1년 전의 10.4%에서 오른 것이다. 이에 아마존은 UPS 등 택배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SJ컨설팅의 사티쉬 진델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은 UPS에 혜택을 주는 것에 관심이 없다”며 “회사는 물류를 장악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UPS도 아마존 매출이 올해 10억 달러(약 1조1770억원) 이상으로, 2005년보다 다섯 배 늘어날 전망이지만 배송 건당 비용이 늘어나는 것이 고민이다. UPS에 따르면 화물 1개당 비용은 지난 2000년의 6.5달러에서 지난해 약 8달러로 증가했다. 전자상거래 확산으로 최근 5년간 배송망 쇄신과 확대에 1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것이 주원인이다.
양사는 이미 인재 유출과 요금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기업 인맥 전문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링크트인에 따르면 아마존이 지난 3년간 확보한 UPS의 관리자와 경영진은 40명이 넘는다. UPS가 최근 정부에 제출한 서류에서 USPS의 요금 계산에 부정확한 부분이 있다고 주장하자 아마존은 USPS를 옹호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물류시스템 구축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아마존이 UPS와의 관계를 끊기에는 무리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