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이 미래형 스마트 자동차 시장에서 격돌하게 됐다. LG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밀고 있는 스마트 자동차 부품 시장에 삼성전자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경쟁구도를 형성한 것이다.
1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기 장비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전사조직에 ‘전장(電裝)사업팀’을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2016년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단행했다. 전장이란 차량에 들어가는 각종 전기·전자 장치와 IT 장비를 총칭하는 개념이다. 이는 스마트 자동차의 전장부품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적극 육성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의 전장사업팀은 단기간 내 전장사업 역량 확보를 목표로 초기에는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향후 계열사 간 협력을 강화해 전장부품의 모든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전장사업팀 수장으로는 박종환 생활가전 C&M사업팀장 부사장이 발탁됐다.
삼성은 전장부품사업의 골격을 갖추고 있다. 삼성SDI가 BMW, 폭스바겐 등 글로벌 카 메이커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기도 차량용 전장부품을 자동차 업체들에 공급하고 있고,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CID용 FHD급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 중이다.
삼성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잡은 스마트 자동차 전장사업은 LG그룹이 이미 진출한 영역이라는 점에서 경쟁구도가 불가피하다.
LG그룹의 전장사업은 구본준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구 부회장이 ㈜LG로 이동,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아 그룹의 미래 성장사업과 신성장동력 발굴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며 “친환경 자동차 전장부품사업에서도 구 부회장의 역할이 크다”고 말했다.
LG그룹도 스마트 자동차 영역에서 계열사별로 라인업을 구축한 상태다. LG화학이 스마트ㆍ친환경 자동차의 심장 격인 배터리사업에서 전력질주하고 있고, LG전자는 2013년 7월 LG CNS의 자회사 ‘V-ENS’를 합병해 VC(Vehicle Components)사업본부를 신설했다.
LG디스플레이는 세계 유수의 자동차 업체에 정보 안내 디스플레이, 계기판 등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제품을 공급해 오고 있다. LG이노텍도 차량 전장부품 라인업을 빠르게 다변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