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소환조사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심재철 부장검사)는 동남아 원정도박 의혹을 받는 프로야구 선수 오승환(33)을 9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오승환을 포함해 임창용까지 원전도박으로 물의를 빚은 스포츠 스타들의 처벌 수위에도 관심이 커졌다.
오승환은 이날 오전 7시께 출석해 5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고 낮 12시께 귀가했다. 검찰은 앞서 폭력조직 광주 송정리파 행동대장 출신의 도박장 운영업자 이 모(39·구속기소) 씨에게서 오승환이 마카오지역 카지노에서 억대 판돈을 걸고 도박을 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검찰은 또 오승환의 도박장 출입 및 이 씨 측과의 금전 거래 기록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오승환은 검찰 조사를 위해 지난주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사례를 바탕으로 이들의 처벌 수위가 높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2008년 서울중앙지검은 현역 프로야구 선수 16명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대의 인터넷 도박을 한 혐의를 포착했다. 검찰은 이들 가운데 현재 삼성라이온즈 소속 채태인 선수와 당시 LG트윈스 소속이던 오상민 선수 등 일부만 처벌했다. 두 사람은 법원에서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당시 현역 선수는 아니었지만 방송인으로 활동하던 강병규 역시 거액의 바카라 도박을 했다가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밖에 상습 도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연예인들 대부분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불법 스포츠 토토 등에 수억 원의 돈을 걸었던 방송인 김용만과 이수근, 가수 토니안과 탁재훈은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이들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을 베팅한 가수 앤디와 방송인 붐, 양세형은 벌금형을 받았다.
반면 가수 신정환의 사례는 달랐다. 상습 도박으로 과거 두 차례 처벌받았던 전력이 양형에 반영되면서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아 구속됐다. 현지에서 뎅기열에 걸렸다는 해명이 거짓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번 임창용과 오승환의 원정 도박은 도박 액수나 동종 범죄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에 비춰 무거운 처벌은 피할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임창용 선수의 경우 사실상 불명예 은퇴에 무게가 실렸고, 오승환 역시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도덕성을 강조하고 있는 메이저리그 문화 탓에 사실상 미국 진출은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