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두바이유는 1ℓ당 36.91달러를 기록했으며, 브렌트유(Brent)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각각 40.26달러, 37.51달러를 나타냈다. 국제 유가가 30달러대에 들어섰거나,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는 지난해 초 100달러대를 기록했던 모습과 비교해 가격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국내에서 주로 소비되는 두바이유의 가격을 살펴보면, 지난해 9월 4일 1ℓ당 100.05달러를 마지막으로 내림세를 보인 가운데 지난해 12월 8일 65.62달러를 나타냈다. 현재 두바이유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44%가량 떨어졌다.
반면 국내 휘발유 가격은 국제 유가 하락 폭과 비교해 매우 낮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된 휘발유의 평균 판매가는 1ℓ당 1448.33원이다. 지난 10월 19일 1500.06원을 이후로 1400원대 진입, 불과 2개월도 안 됐다. 8일 평균 휘발유 가격은 1년 전인 지난해 12월 8일 휘발윳값 1690.34원과 비교해 14% 하락해 242.01원 저렴해졌다.
국제 유가가 44%가량 떨어지는 동안 국내 휘발윳값은 평균 14% 정도 밖에 내려가지 않은 셈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저유가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는데 유가 내림세를 체감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상황이다.
국제 유가 하락 폭에 비해 국내 휘발유 가격 영향이 미미한 것은 유류세와 환율 크게 두 가지 요인으로 꼽힌다.
정유 업계에서는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가격에 포함된 세금이 60%에 이르는 점을 요인으로 지적했다. 대한석유협회는 “국내 기름값의 60% 정도는 유류세·교육세·부가가치세 등 세금이 차지한다”며 “이에 국제 유가 하락 폭만큼 내리기 힘든 특수한 가격 구조를 지녔다”고 설명했다.
실제 12월 1주 기준 한국 휘발유의 세전 가격은 578원이지만 세금 878원이 붙어 세후 가격은 1456원이 된다. 12월 첫째 주(11월 30일~12월 4일) 휘발유 판매가격은 1ℓ당 1456.7원이었다.
또한, 원·달러 환율에 변동에 따라 가격이 영향을 받는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유가 변동이 없더라도 원화가치 하락으로 가격이 오르게 된다. 지난 8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4원 오른 1178.6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미국 금리 인상 기대로 환율이 급등한 지난달 18일 1172.2원 이후 최고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