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옆 자리 에디터H는 애플펜슬을 쥐고 아이패드 프로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정말 놀라운 기술력이라며 감탄하고 있는 와중에 100년의 장인 정신을 자랑하는 몽블랑은 초연히 아날로그 필기구를 출시했다. 이제 몽블랑은 단순한 필기구라기보다 ‘성공’을 상징하는 아이템이니까.
매년 이맘 때면 인류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을 기리는 뜻에서 ‘그레이트 캐릭터 에디션’을 내놓는데 이번엔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Andy Warhol)을 그 주인공으로 선정했다. 팝아트는 잘 몰라도 앤디 워홀을 처음 듣는 사람은 없을 것. 그 정도로 유명한 아티스트다.
앤디 워홀 스페셜 에디션은 그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인 캠벨 수프 통조림을 뚜껑 위에 그대로 새겨 넣었다. 만년필의 펜촉에는 달러 지폐 작품을 오마주 한 달러 기호가 그려졌다. 펜의 전체적인 컬러는 진중한 코발트 블루에 오렌지로 띠를 둘러 포인트를 줬다.
앤디 워홀의 명언을 담는 것도 잊지 않았다. “Art is what you can get away with.(당신이 가지고 떠날 수 있는 것은 모두 예술이다)”라는 문구가 펜의 상단을 두르고 있다. 이 에디션은 만년필, 수성펜, 볼펜 세 종류로 제작됐다.
특별히 앤디 워홀의 출생연도인 1928년을 기리는 리미티드 에디션도 선보였다. 그의 작품 중 Flowers에서 영감을 얻어 펜 뚜껑에 알록달록 꽃이 피어있다. 이 에디션은 그레이와 실버 컬러를 입어 한층 고급스러운 느낌을 갖고 있다. 상단에는 또 다른 명언 “You need to let the little things that would ordinarily bore you suddenly thrill you.(따분하게만 느껴지던 하찮은 것들이 어느 날 갑자기 당신을 전율케 만들 수도 있다)”를 새겨 넣었다. 만년필과 수성펜 두 종류로 출시되며 1928피스 한정판이다.
스페셜 에디션은 100만원대, 1928 리미티드 에디션은 400만원대다. 앤디 워홀의 정신을 기려볼까 했는데 이것 참 아쉽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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