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값 인상과 함께 가파르게 상승하던 KT&G 주가가 외산 담배의 저가 공세에 주춤하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G의 주가는 11월 한달새 6.14% 떨어졌다. 지난 10월말 11만4000원이던 KT&G의 주가는 11월 30일 10만7000원으로 하락했다. 10월 26일 기록한 고점 12만500원보다는 11.20%가 빠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029.47에서 1991.97로 1.85% 떨어진 것을 고려해도 낙폭은 컸다.
앞서 KT&G는 올 초부터 적용된 담배값 인상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었다. 1분기 매출은 1조13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4285억원으로 무려 64.7%가 증가했다.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9%, 7.9% 상승했고, 3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2.5%, 9.6% 상승했다. 동시에 주가도 승승장구하며 올초 7만8200원이던 KT&G의 주가는 10월 30일 11만4000원까지 치솟으며 45.7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KT&G의 질주가 주춤한 원인으로는 외산담배의 끊임없는 저가담배 공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30일 BAT코리아는 자사 브랜드 ‘보그(Vogue)’시리즈 4종의 가격을 기존 4300원에서 4100원으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지난 7월 보그 프리마의 가격만 인하한데 이어 모든 보그 제품을 인하했다.
JTI코리아도 최근 4300이던 ‘메비우스 E스타일’의 가격을 4000원으로 내렸다. 덕분에 메비우스 E스타일이 이 회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1.8%에서 최근 4%대로 상승했다.
소량 포장 담배도 등장했다. 11월 들어 BAT코리아는 14개비팩 던힐 2종을 3000원에, JTI코리아는 카멜을 2500원에 한정판으로 판매하며 공세를 다양화했다. 단 소량 포장 담배는 보건복지부의 소량 포장 담배 판매 자제 권고를 받은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원은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선이 아직 남아 있는 상태”라며 “외산 담배의 저가 공세가 일시적으로 투자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옥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실적 증가에 대한 의구심과 외산 담배의 저가 공세 등이 맞물리며 KT&G의 주가는 10만원에서 11만원의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