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12월 3일 赤貧如洗(적빈여세) 물로 씻은 듯이 가난하다

입력 2015-12-03 10:4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12월 3일은 소비자의 날이다. 우리는 1997년에 이날을 소비자의 날로 정했지만, 대부분의 국가는 케네디 미 대통령이 1962년 ‘소비자 보호에 관한 특별교서’를 발표한 3월 15일을 소비자 권리의 날로 채택하고 있다.

그런데 가난한 이들은 소비자의 권리는커녕 생존 자체가 문제다. 가난에 관한 성어는 참 많기도 하다. 이미 이야기한 천한백옥(天寒白屋) 가도벽립(家徒壁立)처럼 주거를 통해 가난을 말한 것으로 불폐풍우(不蔽風雨:비와 바람을 가리지 못한다) 상루하습(上漏下濕:위는 새고 밑은 습하다)을 추가할 수 있다.

못 먹고 못 입는 설움에 관한 말도 많다. 동월무피(冬月無被)는 겨울이 닥쳤는데 입을 옷이 없다는 뜻인데, 거친 베옷도 갖추지 못했다는 수갈불완(裋褐不完)보다는 좀 나은 걸까. 일구일갈(一裘一葛)은 갖옷(겨울옷) 한 벌, 베옷(여름옷) 한 벌이라는 뜻이다. 역의병식(易衣幷食)은 옷을 서로 바꿔 입고 먹는 건 한 그릇을 함께 먹는 생활이다. 의리폐천(衣履弊穿) 의결구천(衣結屨穿)은 옷은 해어져 꿰매고 신은 낡아 구멍이 났다는 뜻이다.

먹을 게 없는 사람들은 조강불염(槽糠不厭), 지게미와 쌀겨도 싫어하지 않는다. 그런 것마저 배불리 먹지 못해 조강불포(槽糠不飽)라 하지 않던가. 아침에 밥 먹고 저녁에 죽 먹는 조반석죽(朝飯夕粥)이라면 아침은 굶고 저녁은 거르는 조불식석불식(朝不食夕不食)보다 백 번 낫지. 증중생진(甑中生塵:밥 짓는 시루를 오래 쓰지 않아 먼지가 앉음) 증진부어(甑塵釜魚:시루엔 먼지가 쌓이고 솥에는 물고기가 생길 지경) 부중생어(釜中生魚)보다 천 번 낫고 말고.

가난을 뭉뚱그리는 말에는 빈한도골(貧寒到骨:빈한함이 뼈에 스민다) 빈한막심(貧寒莫甚) 지궁차궁(至窮且窮) 적빈여세(赤貧如洗)가 있다. 적빈여세는 물로 씻은 듯 가난하다는 말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알림] 이투데이, '2024 CSR 영상공모전'... 27일까지 접수
  • '흑백요리사', 단순한 '언더독 반란 스토리'라고? [이슈크래커]
  • 서울대병원 암센터 2층서 연기…600여 명 대피
  • “이번엔 반드시 재건축”…막판 동의율 확보 경쟁 ‘치열’ [막오른 1기 신도시 재건축①]
  • 삼성전자 ‘신저가’에 진화 나선 임원진…4달간 22명 자사주 매입
  • [종합] UAE, ‘중동 AI 메카’ 야망…“삼성·TSMC, 대규모 반도체 공장 건설 논의”
  • '뉴진스 최후통첩'까지 D-2…민희진 "7년 큰 그림, 희망고문 되지 않길"
  • 솔라나, 빅컷·싱가포르 훈풍에 일주일 새 12%↑…‘이더리움과 공존’ 전망
  • 오늘의 상승종목

  • 09.2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5,120,000
    • +1.56%
    • 이더리움
    • 3,545,000
    • +2.84%
    • 비트코인 캐시
    • 455,000
    • +0.55%
    • 리플
    • 786
    • -0.88%
    • 솔라나
    • 193,100
    • -0.57%
    • 에이다
    • 472
    • +0.43%
    • 이오스
    • 691
    • +0.29%
    • 트론
    • 204
    • +0.99%
    • 스텔라루멘
    • 128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65,700
    • +1.94%
    • 체인링크
    • 15,300
    • +2.14%
    • 샌드박스
    • 371
    • +0%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