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양회의 공개매각을 반대하고 있는 2대주주 태평양시멘트와 채권단 사이의 법적 공방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1일 태평양시멘트에 따르면 지난 10월 태평양시멘트가 KDB산업은행 등 출자전환주식매각협의회(이하 매각협의회)를 상대로 제기한 ‘매각협의회 보유 쌍용양회 주식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 지위확인 본안 소송’에 대한 첫 공개변론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17부의 심리로 오는 2일 열린다.
현재 쌍용양회는 채권단이 지분율 46.83%로 최대주주 자리에 있으며 태평양시멘트는 지분 32.36%를 보유하고 있다.
양측이 갈등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 채권단이 쌍용양회 지분에 대한 공개매각에 나서면서다.
채권단은 지난 2005년 쌍용양회가 워크아웃을 졸업하는 과정에서 출자전환으로 지분을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당시 2대주주로 밀려난 태평양시멘트에 경영을 위임하고 채권단 지분을 되살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줬다.
채권단은 공개매각에 나서면서 태평양시멘트 측에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물었고, 태평양시멘트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자 법률 자문을 통해 우선매수권이 효력을 잃은 것으로 결론짓고, 공개 매각 추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태평양시멘트는 이에 반발하며, 법적 공방에 나선 것이다.
태평양시멘트가 주장하는 것은 △보유한 우선매수권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 △매각협의회 측에 우선매수권 협상 의사를 명확히 밝혀왔다는 점 △매각협의회의 일방적인 우선매수권 박탈 선언은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 등이다.
태평양시멘트는 “올해 매각협의회는 자사와 우선매수권 협상을 진행해 오던 중 일방적으로 협상을 중단하고 우선매수권 박탈 선언과 동시에 공개 매각을 추진했다”고 알렸다. 태평양시멘트 측에 따르면 올해 6월 초 KDB산업은행 등에 매각협의회 보유 지분 매수에 대한 최초 가격을 제시했으며, 구체적인 우선매수권 협상 진행 의사를 표시했다는 것.
반면 매각협의회 측은 태평양시멘트가 답변을 내놓지 않고 비협조적이었다는 것이다.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쌍용양회 매각협의회는 지난달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했으며 이달 예비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태평양시멘트의 우선매수권 지위확인 소송에 대한 법원 심리가 본격화함에 따라 채권단이 추진 중인 쌍용양회 공개 매각 작업도 중대 기로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이 쌍용양회 매각작업의 리스크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업계에서는 태평양시멘트의 우선매수권 지위확인 소송과 뒤따를 수 있는 법적 조치를 가장 큰 변수로 보고 있다. 태평양시멘트의 높은 지분률(32.36%)도 인수 참여 기업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태평양시멘트는 쌍용양회 경영을 16년간 유지해온 점을 강조하며 “매각협의회의 매각 차익 실현보다 쌍용양회의 경영 정상화 측면에서 16년 간 책임경영을 해온 태평양시멘트 경영 체제가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며 “쌍용양회가 제3자에게 매각될 경우 경영간섭과 구조조정, 경영권 마찰 등으로 기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