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른바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2.1㎓ 주파수 대역 중 20㎒ 폭을 경매에 부치기로 하면서 이동통신 3사 간 주파수 전쟁이 시작됐다. 해당 주파수 대역이 1조원 가량의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통3사가 경매 낙찰을 위한 물밑작업에 돌입했다.
30일 미래창조과학부는 2.1㎓ 대역 100㎒ 폭 중 80㎒ 폭을 SK텔레콤과 KT에 재할당하고 나머지 20㎒ 폭은 내년 상반기 경매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이번에 경매에 부치기로 한 20㎒ 폭은 SK텔레콤이 LTE 용도로 사용하는 대역이다.
때문에 SK텔레콤은 이 대역을 지키기 위해 치열한 방어 작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추가 주파수를 확보를 위한 공격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된 2.1㎓ 대역은 전체적으로는 대역 폭이 120㎒에 달한다. 이 가운데 60㎒ 폭(LTE용 40㎒·3세대용 20㎒)을 SK텔레콤이 쓰고 있고, KT는 40㎒ 폭(LTE용 20㎒·3G용 20㎒)을 사용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LTE용 20㎒ 폭밖에 확보하지 못해 이 대역에서 주파수를 가장 적게 쓰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부는 이 주파수를 이통사들에 나눠주면서 이용 기간을 정해뒀다. 이 중 SK텔레콤과 KT가 쓰는 100㎒ 폭의 이용 기간이 내년 12월로 만료된다. 이용기간이 만료되는 주파수는 기존 사업자한테 재할당할 수도 있고, 정부가 회수해 경매에 부칠 수도 있다.
2.1㎓ 대역을 둘러싸고 이통사 간 경쟁이 치열한 이유는 이 대역에서 40㎒ 폭을 LTE용으로 확보할 경우 추가적인 장비 투자 없이 광대역 LTE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광대역 LTE는 기존 LTE에 비해 속도가 2배 더 빠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이런 방식으로 이 대역에서 광대역 LT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T나 LG유플러스는 이 대역에서 20㎒ 폭만 LTE용으로 쓰고 있다. 결국 경매에서 20㎒ 폭을 추가로 확보할 경우 주파수가 40㎒ 폭으로 확대돼 추가 장비 투자 없이 광대역 LTE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된다.
서로 떨어져 있는 20㎒ 폭 주파수 2개 대역을 한데 묶어 광대역 LTE를 서비스하려면 기지국에 장비를 새로 설치해야 하는 등 비용이 들어간다.
여기에 2.1㎓ 대역은 해외에서도 3G나 LTE용으로 많이 쓰이는 공통대역으로 국제 로밍과 단말기 호환이 가능하다. 2.1㎓가 경제적 가치가 높은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이유다.
업계 관게자는 “광대역 LTE 서비스가 가능한 데다 국제적으로도 유용한 2.1㎓ 대역 특성상 경매에 부쳐질 20㎒에 대한 경제적 가치가 높다”며 “자연스럽게 이통3사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