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학중의 가족이야기] 자녀의 행복한 삶에 직결되는 것들

입력 2015-11-2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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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학중 가정경영연구소장

모 일간지에 아들 셋을 서울대학교에 다 보냈다는 여성학자 P씨의 얘기가 대문짝만 하게 실렸다. 그런데 ‘아들 셋을 모두 서울대학교에 입학시키지 못했더라도 이 엄마가 이렇게 주목을 받았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자녀가 다니는 대학교와 직업으로 자식 농사의 성공 여부를 구분 짓는 세태가 안타깝다. 자녀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이 자녀들의 행복한 삶에 있다고 볼진대 자녀들이 성장하여 행복하게 살고 있다면 자식 농사에 성공한 것이다. 그러기에 자녀들의 행복한 삶에 직결되는 것을 지금 더 철저하게 챙겨주어야 한다.

자녀들이 장성하여 30~40대가 되고 50~60대가 되었을 때 어떤 문제로 갈등과 불화를 겪고 또 어떤 일로 싸우고 헤어지는지를 참 많이 보아왔다. 그래서 일류대나 전문직이 자녀들의 행복한 삶에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님을 안다.

좋은 대학교를 나오고 영어를 잘하면 좀 더 나은 직장을 구하는 데 물론 도움이 되기도 하고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데 유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모들이 그렇게 많은 대가를 지불하는 것에 비하면 학력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성적에 매달리느라 놓쳐버린 더 중요한 것을 만회하기 위해서 갖은 애를 다 쓰지만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것들도 많다.

의사나 변호사가 되어야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믿음이나 학벌에 매달리던 시대는 지났다. 정말 아이들이 하고 싶어 하는 일, 그러면서도 남들보다 우리 아이들이 더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만 주어도 자녀들이 행복하게 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설사 큰돈은 못 벌고 유명한 사람은 못 되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일, 생각만 해도 가슴 뛰는 일을 하면서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꾸준히 하면 적어도 먹고사는 걱정은 안 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돈을 현명하게 소비하는 습관, 수입 범위 내에서 절제하며 사는 태도, 그리고 부모에게 의지하지 않고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 기를 쓸 것이 아니라 자녀들의 경제적 독립을 위해 ‘심리적 이유’를 언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부모가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또한 다른 사람들과 원만하게 어울려 사는 인간관계의 지혜를 가르쳐 주어야 한다. 그러나 그런 지혜는 지식으로 주입하거나 학원에 보내서 가르쳐 줄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 부모가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소통하며 사는지를 일상생활을 통해서 모범을 보여주어야 한다. 남녀가 다 함께 돈을 벌고 집안일과 육아를 분담하는 세상에 살아갈 자녀들을 위해 평소에 집안일을 분담시키고 일을 가르칠 필요도 있다.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 아버지를 닮아서 아내와 심각한 불화를 겪는 아들로 키우지 않으려면 말이다.

마지막으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물려주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당부하고 싶다. 수없이 많은 부부싸움의 단골 메뉴가 생활습관이기 때문이다. 식습관, 운동 습관, 정리정돈하는 습관,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 등 건강한 습관이야말로 부모가 물려줄 수 있는 값진 유산이다.

부모의 욕심을 내세워 끊임없이 닦달하면서 대신 결정해 주고 뒤치다꺼리해 주고 간섭할 것이 아니라 자녀들을 믿고 기다려 주자. 그리고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존중해 주자. 그것이 자녀의 행복한 삶을 위한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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