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테크가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을 받자 금융기관들은 ‘아트뱅킹(Art Banking)’, ‘아트펀드(Art Fund)’ 등 문화와 금융을 결합한 상품을 출시해 아트테크 투자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트뱅킹은 시중 은행이 투자자를 위해 예술품 판매를 주선하고 컨설팅을 해주는 것으로 투자를 위한 대출 서비스도 제공한다. 아트테크 열풍에 동참하고 싶지만 관련 지식과 여유 자금이 없어 망설이는 투자자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아트펀드는 말 그대로 자산운용사가 투자자의 돈을 모아 작품에 투자하고 나서 이를 되팔아 이익을 나누는 방식이다. 대부분 사모펀드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작품의 가액을 보유하지 않아도 투자에 참여할 수 있다. 또 예술품에 문외한 사람도 투자할 수 있으며 판매뿐 아니라 대여의 형태로도 수익을 올린다. 2004년 7월 영국의 필립 호프먼이 만든 ‘파인 아트펀드’는 4개월 만에 평균 35%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예술품을 유통하는 경로도 투자 방법만큼 확대됐다. 일부 투자자는 갤러리나 아트페어 등에서 작품을 구매하지만 대부분은 누구나 참여 가능한 ‘열린 시장’인 경매를 이용한다. 경매는 주로 세계적 경매업체인 소더비, 크리스티, 필립스 등의 오프라인 경매장에서만 진행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웹사이트 등을 통한 온라인 경매의 등장으로 경매 참여 경로가 다양해졌다. 특히 온라인에서는 상대적으로 시세가 낮아 소액 투자가 가능한 판화, 사진 등의 경매가 이뤄지는데, 이는 젊은 투자자들의 참여를 유도해 아트테크의 대중화를 이끈 일등공신으로 평가된다.
온라인 경매 스타트업인 ‘패들에잇(Paddle8)’의 공동창립자 알렉산더 길키스는 “최근 오프라인 경매장을 직접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줄어들고 있다”며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경매시장은 앞으로 온라인에서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패들에잇은 현대미술작품에 초점을 맞춰 틈새시장을 노린 온라인 경매업체로 신인 작가의 작품을 인터넷에 올려 홍보하고 이를 경매에 부쳤다. 회사의 지난해 총매출은 3580만 달러(약 413억604만원)로 전년 대비 146%나 급증했다. 또 올 상반기 매출은 2500만 달러에 달해 온라인 경매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온라인 경매가 뜨자 전통 경매업체들도 온라인 경매를 도입하고 있다. 지난해 크리스티의 온라인 경매 매출은 1억4800만 달러로 전체 매출(84억 달러)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온라인 경매 낙찰자의 지출액이 전년 대비 71% 증가하는 등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유망하다.
다만 데이비드 흄 호주예술협회회장은 “아트테크의 열풍으로 많은 사람이 쉽게 예술품 경매에 뛰어들고 있지만 사실 이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아트테크 입문자들은 아트페어, 전시회 등에 참석해 예술품에 대한 기본지식을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