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출시를 앞두고 있는 에쿠스 후속 모델인 제네시스 EQ900의 디자인이 해외 매체에 먼저 공개됐다. 전반적인 디자인은 현대차의 디자인 기조를 유지하되 이 시대 고급 대형차가 지녀야할 디자인적 요소를 모두 담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25일 관련업계와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에볼루션> 등에 따르면 내달 출시를 앞둔 에쿠스의 후속 제네시스 EQ900의 디자인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앞서 국내 자동차 전문가를 대상으로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에 이어 지난 10일 언론에 디자인을 공개한 바 있다. 실차 사진이 해외매체에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토에볼루션>이 공개한 EQ900은 현대차의 디자인 아이덴티티 '플루이딕 스컬프쳐'의 두 번째 기조를 고스란히 따르고 있다.
기본적인 디자인은 현행 2세대 제네시스 DH와 일맥하되 보디라인에 웅장함을 더한 점이 특징이다.
헤드램프에서 시작한 펜더 캐릭터 라인은 앞뒤 도어를 뚜렷하게 가로질러 뒤 테일램프에 스며든다.
C필러에 쿼터 글래스(혹은 오페라 글래스)를 두고 벨트라인을 위로 끌어올렸던 제네시스 DH와 달리 EQ900은 직선을 강조하고 두터운 C필러로 고급차의 필수요소를 갖추고 있다.
두터운 C필러 탓에 상대적으로 트렁크 리드가 짧아졌으나 메르세데스-벤츠 신형 S-클래스(코드네임 W222)의 덕테일(Duck-Tail) 분위기를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흡사 현행 6세대 S-클래스와 5세대 S-클래스(W221) 뒷모습에서 영감을 얻어온 것으로 분석된다. 테일램프 역시 기존 2세대 에쿠스를 밑그림으로 보다 직선을 강조했다.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5세대 S-클래스 실루엣도 연상케 한다.
무엇보다 헤드램프에 고스란히 묻어난 피터 슈라이어의 터치가 눈길을 끈다.
정의선 부회장이 2000년대 말 기아차 사장 시절 영입한 피터 슈라이어는 아우디폭스바겐 그룹의 걸출한 디자이너였다. 아우디TT를 비롯한 주요 차종이 그의 손을 거쳤다.
반면 자동차업계에서는 피터 슈라이어가 경험하지 못했던 FR타입 후륜구동 고급차 디자인에 여전히 의문점을 지니는 이들이 많았다. 전륜구동과 후륜구동 자동차는 디자인 출발점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2010년대 들어 독일 고급차를 중심으로 헤드램프와 프론트 그릴을 분리하는 성향이 EQ900에 고스란히 이어졌다. 고급차를 디자인할 때마다 프론트 그릴을 전면으로 내밀고 헤드램프를 타이어 쪽으로 끌어당기듯 그려내는 성향은 현대기아차 디자인총괄 피터 슈라이어 고유의 터치다.
후륜구동 기반의 고듭 대형차지만 의외로 앞 오버행(앞바퀴 중심과 앞범퍼까지의 거리)을 마음껏 짧게 줄여내 스포티한 분위기도 가득하다.
지난 10일 언론을 대상으로 한 사전 디자인 공개에서 양웅철 현대기아차 연구개발 본부장(부회장)은 "EQ900은 인간 중심의 진보라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정체성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 초대형 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