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대중문화 콘텐츠와 문화산업의 젖줄! 왜? [배국남의 대중문화 읽기]

입력 2015-11-24 10:22 수정 2015-12-0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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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3일만에 10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고공비행을 하고 있는 영화 ‘내부자들’,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며 화제가 되고 있는 JTBC 드라마 ‘송곳’, 웹 드라마 강자로 시즌1에 이어 시즌2도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연애세포’, 2016년 1월 방송예정인 최고 기대작 ‘치즈인더트랩’, 군제대후 유승호 복귀 드라마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상상고양이’, 12월 10일 개봉 예정인 영화 ‘타이밍’…

이 작품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웹툰이 원작으로 사용된 대중문화 콘텐츠라는 점이다. 웹툰은 그 자체로 국내외 시장을 형성하며 해를 거듭할수록 급성장 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최근 들어 웹툰 원작을 활용한 2차 시장이 활성화하면서 대중문화 콘텐츠와 문화산업의 젖줄 역할을 하고 있다.

웹툰은 웹사이트 만화다. 이미지 파일 만화의 총칭으로 웹(web)과 카툰(cartoon)의 합성어다. 웹툰은 1990년대 후반 IMF로 출판만화 시장이 침체되고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만화들이 개인블로그나 홈페이지에 연재되면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포털 다음이 2003년 ‘만화 속 세상’이라는 코너를 신설해 강풀 작가의 ‘순정만화’를 소개한 것을 비롯해 포털들이 앞다퉈 웹툰을 소개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2009년 스마트폰의 도입으로 웹툰은 또 한번 도약을 하면서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지난 6월 발표된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웹툰시장 규모는 2013년 현재 1500억원에 달한다. KT경제경영연구소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올 한해 웹툰시장 규모가 3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송곳' 포스터(사진제공=유한회사 문전사 송곳,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
▲'송곳' 포스터(사진제공=유한회사 문전사 송곳,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

네이버, 다음 등 포털에서부터 모바일, 통신사 사이트, 신문사 포털, 레진코믹스를 비롯한 웹툰 전문사이트 등 28개 플랫폼에서 윤태호 강풀 등 4661명의 작가가 4440편의 작품(2014년 12월 현재)을 연재 중에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웹툰을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웹툰은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강력한 킬러 콘텐츠로 부상한 웹툰은 드라마, 영화, 웹드라마, 뮤지컬 등 대중문화 원작으로 활용되는 원소스 멀티유스(OSMU) 콘텐츠로 각광을 받으며 대중문화 산업의 강력한 먹거리로 등장했다. 뿐만 아니라 대중문화 콘텐츠의 스펙트럼을 확장하는 젖줄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1920~1980년대 영화와 드라마의 원작으로 가장 각광을 받았던 것이 국내외 소설이었다. 1990년대 들어서는 허영만 이현세 작가 등의 만화가 영화와 드라마 등 영상물의 원작으로 많이 활용됐다. 최근 들어서는 대중문화 콘텐츠의 원작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이 바로 웹툰이다. 지난해 드라마로 방송돼 신드롬을 일으킨 ‘미생’에서부터 관객 700만을 동원한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한국과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웹드라마 ‘방과후 복불복’등의 원작이 모두 웹툰이다.

영화로 만들어진 웹툰은 ‘내부자들’ ‘타이밍’ ‘전설의 주먹’ ‘이끼’ ‘바보’ ‘26년’ ‘패션왕’ 등이고 드라마로 만들어진 웹툰은 ‘미생’ ‘예쁜 남자’ ‘지킬박사는 하이드씨’ ‘치즈인더트랩’ ‘냄새를 보는 소녀’ 등이다. ‘안나라수마나라’ ‘새끼손가락’ ‘순정만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은 연극과 뮤지컬 등 공연 원작으로 활용된 웹툰이다.

지난 6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보고서 ‘웹툰 산업 현황 및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4년 12월 현재 레진 코믹스 등 웹툰 연재 플랫폼에서 연재된 작품 중 판권이 팔린 작품은 73개 작품으로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지고 공연으로 무대에 올랐던 작품은 50개에 달했다. 또한 다음 카카오에서 영상화되거나 예정된 작품은 40개에 달하고 네이버에서 영상화한 웹툰은 17개 그리고 영상화 예정 작품은 9개에 이르며 60개 작품이 영상화 판권계약을 마친 상태다.

드라마 제작자와 영화사 관계자들은 “과거 소설과 만화책이 드라마와 영화의 원전으로 각광받았다면 이제는 웹툰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제작사들은 인기 웹툰의 판권을 구입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기 웹툰의 드라마나 영화 판권은 2012년 2000만 원이던 것이 최근 들어서는 5000만~6000만 원까지 치솟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웹툰이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 대중문화 콘텐츠의 원작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급증한 것은 대중문화 주요 소비층인 10대~30대가 강력하게 소구하는 주제나 소재 등을 잘 녹여낸 웹툰을 각색함으로써 원작의 유명성과 더불어 대중의 취향에 부합하는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4000여명이 넘는 작가들이 한해에 수천편의 웹툰을 연재하고 있는데 이중에서 참신하고 독창적인 소재나 내용, 장르가 많은데다 영상화하기 쉬운 특성이 있는 점도 웹툰의 영상과 공연의 원작 활용을 크게 증가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백석예술대학교 영상디자인학부 김재호 교수는 “웹툰은 사건적 요소를 빠르고 단순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돼 디지털에 맞춤화된 현대인의 눈길을 쉽게 사로잡을뿐만 아니라 영상화 작업도 쉽게 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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