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11월 22일 允執厥中(윤집궐중) 진실로 그 중심을 잡는다

입력 2015-11-22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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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순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순(舜)은 우(禹)에게 선위(禪位)를 하면서 칭찬부터 했다. “홍수는 나를 불안하게 했으나 믿음을 기르는 데 성공하여 공을 이룬 것은 오로지 그대의 현명함 덕분이오.”[降水儆予 成允成功 惟汝賢]

순은 “하늘의 역수(曆數)가 그대 몸에 있으니 그대는 끝내 왕위에 오를 것이오”라고 말했다. 그리고 임금으로서의 자세를 이렇게 알려주었다. “사람의 마음은 위태롭고 도를 향한 마음은 미약하기만 하니 오로지 정신을 하나로 모아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올바른 도리를 지키시오. 황당무계한 말은 듣지 말고 의논하지 않은 계책은 채용하지 마시오.”[人心惟危 道心惟微 惟精惟一 允執厥中 無稽之言 勿聽 弗詢之謀 勿庸]

여기 나오는 유정유일(惟精惟一)과 允執厥中(윤집궐중)은 어지간히도 많이 인용되는 말이다. 조선왕조실록 성종 9년(1478) 11월 30일, 홍문관 부제학 성현(成俔) 등이 이런 상소를 했다. “삼가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몸소 실천하는 돈독한 행실과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의 효과를 체득하시고 밤낮 없이 노력하여 쉬지 않고 나아가신다면 정일집중(精一執中)의 학문과 다름이 없을 것입니다.”[伏願殿下躬踐履篤行之實 致修齊治平之效 勉强惕厲 進進不已 則與精一執中之學 無以異矣] 정일집중은 유정유일과 윤집궐중을 합쳐서 줄인 말이다.

이보다 8년 전인 성종 1년 10월 23일, 성종은 주강(晝講)에서 이런 질문을 한다. 요(堯)임금이 순임금에게 이를 때는 윤집궐중만 이야기했는데, 순임금이 우임금에게 이를 때는 왜 그렇게 길게 말했느냐는 것이다.

동지사(同知事) 이극배(李克培)는 “이것은 집중(執中)의 공부입니다. 순임금은 대성(大聖)이므로 공부하는 말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우임금은 순임금에 미치지 못하므로 공부할 말로 일러 주어야 깨달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대답했다. fused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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