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북스의 서가는 웹 사이트나 모바일에서 보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분류돼 있다. 손님들도 이를 반긴다고 한다. 온라인에서 파악하지 못했던 책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을 것이고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찾는 방식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제니퍼 캐스트 아마존 부사장은 “아마존 사이트의 진열 품목,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건 사는 사람 중심의 설명이고 파는 존재로서 아마존은 빅데이터 분석만으로는 부족했던 고객들의 취향과 선호도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소프트웨어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책 추천 알고리즘보다 실재(實在)하는 사람 간 추천이 책 구매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여전히 존재한다. 리토그래프스(Litographs)는 책과 부대용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업체. 이 업체는 아마존 북스의 개점에 대항(?)해 네 개의 독립 서점들과 제휴를 맺고 ‘리토그래프 북 클럽’ 서비스를 개시했다. 각각의 서점들로부터 시즌마다 네 권의 책을 추천받는데, 직접 손으로 쓴 추천의 글을 온라인에 그대로 싣는다. 손글씨로 된 책 추천을 보게 되면 마치 온라인 서점 공간에서 헤맬 때 친절한 직원이 다가와 따뜻한 추천 서비스를 해주는 느낌을 받을 것이란 설명이다.
두 시도 모두 성공 요인은 통합과 일관성, 그리고 고객 중심의 사고에 있다고 본다.
이것이 미디어 업계에 환기하는 점도 분명 있다. 종이신문과 지상파로 통칭되는 이른바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들이 이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레거시 미디어들이 오해하는 것이 기존의 관행대로 제작된 기사를 웹 사이트와 모바일 웹에 맞게 축약만 해서 ‘많이’ ‘선정적으로’ 독자들에게 밀어내면서 “우리도 ‘디지털 퍼스트’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소셜 미디어 페이지에 달랑 기사 링크만 걸어놓고 독자들이 알아서 보라고 하는 것도 난감하다. 일관성은 있다고 해야 하나.
언론사는 기사(콘텐츠)를 판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과 일관성도 중요하지만 채널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다르고, 생산 방식도 다른 콘텐츠로 판매에 나서야 한다. 예상하지 못한 소셜 미디어의 확산과 앱 시대의 도래는 전통이 유난히 강조돼 온 언론사를 혼란스럽게 했다. 이제는 혼란에서 누가 먼저 빠져나오느냐가 중요한 때다. 포털이 유통 강자인 시절도 이미 가고 있다. 책상 앞에 앉아 미싱 돌리듯 기사를 생산할 게 아니라 크게 바뀌고 있는 고객(독자)들의 소비 방식, 유통의 변화를 깨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