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7포세대의 현실과 아픔 드러내다[배국남의 대중문화 읽기]

입력 2015-11-18 10:13 수정 2015-11-2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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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금 대출과 최저시급 알바 끝에 사회에 떠밀리듯 나온 청춘들, 하지만 정규직은커녕 계약직 자리도 가뭄에 콩 따기. 꿈을 꾸기에도 팍팍한 현실이지만, 청춘은 꿈꿀 자유가 있다!” 제작진이 지난 2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KBS 1TV 일일극 ‘우리 집 꿀단지’가 청년실신 시대를 헤쳐 나가는 청춘들의 생존 모험담을 담았다며 밝힌 기획의도다.

‘…참 어이없는 시대가 됐어/ 돈 빽 없으면 삼포로 살래 아니면 백수/ 나 얼마 산거 같지도 않은데 놀랬어/ 불과 5년 만에 너무나 달라/ it’s all messed up/ 무너진 꿈에 축 처져 버린 어깨/ 이상과 현실은 다르단 걸 / 보여주는 업계 /그렇게 조금씩 안으로 스며든 불안이/ 너의 빛을 점점 바꿔가네…’ 최근 컴백한 브라운아이드걸스의 ‘Light’라는 노래 가사의 일부다.

취업난에 직면한 여대생, 대기업 취업시켜주는 조건으로 성상납을 하라고 한 교수의 유혹을 거절하지 못한다. 여대생이 입사 통지서를 찢고 대신 국가를 상대로 소송하는 영화 ‘위선자들’의 김진홍 감독은 “부정부패와 함께 청년층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싶었다”고 말한다.

MBC ‘무한도전’은 ‘생활계획표특집’ ‘자유여행특집’‘극한알바 특집’ 등 몇몇 미션 아이템을 통해 청년들의 고달픈 일상과 현실의 일면을 우회적으로 나타냈다.

이처럼 최근 들어 드라마와 예능, 영화, 음악 등 대중문화가 연애와 결혼, 출산을 미루는 3포 세대, 인간관계를 단절하고 내 집 마련을 생각조차 안 하는 5포 세대, 희망과 꿈마저 포기하는 7포 세대 등 포기의 숫자를 늘려가고 극단적으로 목숨까지 버리는 청춘들의 고단한 삶과 상황을 본격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최근 끝난 ‘그녀는 예뻤다’ , 요즘 시청자와 만나고 있는 ‘우리집 꿀 단지’, 케이블 TV 드라마 ‘유일랍미’, JTBC ‘송곳’, E채널 ‘라이더스’ 등 다양한 드라마와 ‘무한도전’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을 비롯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취업난으로 고통받고 비정규직, 알바로 연명하며 연애, 결혼 등 평범한 일상마저 꿈꿀 수 없는 청년들의 삶을 담아내고 있다.

‘위선자들’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 ‘돌연변이’‘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등 최근 상영했거나 개봉을 앞둔 영화들 역시 3포 세대, 5포 세대, 7포 세대 급기야 N포 세대로 지칭되는 청춘들의 일상을 때로는 사실적으로 때로는 코믹하게 그리고 있다.

대중음악 역시 ‘헬조선’에서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청년들을 담고 있다. 브라운아이드걸스 ‘Light’, ‘슈퍼스타K 7’에 참가한 중식이 밴드의 ‘아기를 낳고 싶다니’ , 김지수의 ‘청춘거지’ 같은 노래들은 꿈을 포기하며 살아가는 청년들의 좌절을 드러내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미생’을 비롯한 같은 웹툰, ‘먹는 존재’ 등 웹드라마 등 수많은 웹 콘텐츠 역시 청춘의 삶을 소재로 삼고 있다.

이처럼 드라마, 예능, 영화, 음악, 웹툰 등 대중문화에서 본격적으로 청춘들의 삶과 생활을 소재로 삼고 있다. 이는 대중문화가 현실을 작품에 반영하려는 움직임 때문이다. 2015년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20~30대 수많은 젊은이가 치솟는 물가, 등록금, 취업난, 집값 등 경제적, 사회적 이유로 연애와 결혼을 포기하고, 출산을 미루는 3포 세대로 전락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인간관계까지 단절하는 4포 세대, 내 집 마련을 생각조차 안 하는 5포 세대, 심지어 희망과 꿈마저 포기하는 7포 세대가 속출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대중문화가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7포세대의 청춘들을 전면에 내세운 대중문화 콘텐츠의 양산 이유다.

3포 세대, 7포 세대, N포세대로 전락한 젊은이들의 삶을 다룬 대중문화 콘텐츠는 젊은이들에게는 공감과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고 기성세대에게는 현실과 젊은이들의 고통을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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