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유한양행은 바이오기업 제넥신에 2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유한양행 측은 “제넥신이 보유한 지속형 항체융합단백질 치료제 제조기술(hyFc)과 당사가 개발중인 혁신 신약을 융합해 신약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9월말에는 진단 시약 제조업체인 바이오니아 지분 8.65%를 100억원에 취득해 바이오니아의 2대 주주에 올랐다.
이는 유한양행이 글로벌 시장성이 높은 항암 치료제와 당뇨병 치료제를 개발해 신약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포석이라고 풀이된다.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항암치료제와 당뇨병 치료제 판매는 각각 774억달러와 636억달러를 기록해 전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판매 1, 2위를 차지했다.
그간 유한양행은 국내 제약 1위 기업으로 꼽히지만 타업체에 비해 연구개발(R&D)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유한양행의 매출 대비 R&D 비중은 5.9%로 업계 평균인 8.4%에 크게 못 미쳤다.
하지만 지난 3월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의 취임 후 180도 달라져 공격적으로 R&D에 힘을 쏟고 있다. 이정희 대표는 취임 즉시 회사 체질을 바꾸겠다고 선언한 뒤 사장 직속 미래전략실을 신설하고 신약 개발을 직접 진두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탄도 두둑이 확보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충분한 현금을 쌓아뒀다. 확보된 현금성 자산만 4000억원을 넘는 수준이다. 게다가 올해 매출도 무난히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까지 유한양행의 누적 매출은 8204억원으로 올 4분기 매출이 지난해 수준일 경우 연매출은 1조1000억원을 뛰어넘게 된다.
김주용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사는 다양한 업체에 대한 투자를 통해 R&D 파이프라인(연구화 단계의 프로젝트)을 확보했다”며 “해당업체들의 기술 수출과 신약개발 성공 시 유한양행에 프리미엄 요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 대표는 영업부분에서 잔뼈가 굵은 영업통이다. 그는 1978년 유한양행에 입사해 20년간 영업부서에 근무했다. 의약분업이 한창이던 2000년 임원으로 승진해 병원 영업부를 맡아 위기를 극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