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설 1년을 맞은 ETN(상장지수증권)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저금리 시대의 중위험ㆍ중수익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며 ETN이 투자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TN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403억7000만원으로 지난해 11월 17일 시장 개설 당시(1억1000만원) 보다 367배가량 늘었다. 상장종목은 61개로 시장 개설 당시 10개 종목에서 1년새 51개 종목이 늘었다. 발행총액은 1조6000억원으로 개설 당시(4700억원) 보다 1조1300억원 증가했다.
ETN은 기초지수의 변동폭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파생결합증권이다.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된다. ETF(상장지수펀드)와 비슷하지만 발행 주체가 자산운용사가 아닌 증권사라는 점이 다르다. 또 ETF는 기초자산에 10종목 이상을 담아야 하지만 ETN은 최소 5종목으로 구성할 수 있어 보다 다양한 상품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상품 구성도 다양화하고 있다. 올해 들어 인버스(지수하락시 플러스 수익추구)와 모멘텀, 스마트베타(액티브+인덱스), 리스크컨트롤(목표변동성 기준 주식편입 비중조절) 등의 투자 전략을 구사하는 상품이 상장됐고,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ㆍ원자재 선물 등 다양한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이 도입됐다. 해외투자 수요 증가에 중국과 유럽, 미국 등 투자대상 지역도 확대했다. 이에 계좌수가 526개에서 3822개로 7배 증가하면서 시장 저변도 넓어졌다.
ETN 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상품은 ‘옥토(octo) 제약 TOP5 ETN’으로 상장 이후 24%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삼성 바이오 테마주 ETN’, ‘신한 인버스 브렌트원유 선물 ETN’, ‘옥토 빅 볼(octo Big Vol ) ETN’ 등도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다만 ETN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지만 자본시장 내 비중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일평균거래대금 기준으로는 코스피시장의 0.8%, ETF시장의 6.7%에 불과하다. 거래소는 투자자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신상품 도입, 시장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 투자자 보호와 홍보·마케팅 강화를 통해 ETN시장을 2020년 순자산총액 5조원, 상장종목수 200종목, 거래대금 2000억원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