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정유신·구태언 ‘핀테크, 기회를 잡아라’

입력 2015-11-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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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 17% 결제하는 알리페이

알리바바닷컴이 하루에 16조원의 매출을 올리다. 매출도 매출이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알리바바의 기술력과 결제 시스템이다. 결제 시스템 알리페이가 없었더라면 1초에 10만건 이상의 거래를 성사시킬 수는 없다.

핀테크에 관한 한 중국은 한국을 저 만치 앞서 가고 있다. 이제는 핀테크에 대한 이해 없이 미래를 이야기할 수 없다. 핀테크와 과거, 현재, 미래를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자료로 깔끔하게 정리한 책이 정유신과 구태언의 ‘핀테크, 기회를 잡아라’(한국경제신문)이다.

핀테크는 파이낸스의 Fin과 테코놀로지의 Tech이 합쳐진 조어이다. 그런데 두 가지의 단순 합이 아니라 금융 중심이 아니라 무게 중심이 IT기술에 실리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영업점은 모바일 스마트폰으로, 금융회사 직원은 스마트폰에 내장된 핀테크(금융IT) 서비스로, 금융회사는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IT플랫폼으로 대치되는 현상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인터넷과 모바일이 발달하면서 금융의 인터넷화, 모바일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내 손안에 영업점과 금융서비스, 금융회사를 쥐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면 기존의 인터넷 뱅킹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과거에는 금융이 주도해서 IT기술을 활용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런데 핀테크는 IT기술이 주도하여 금융을 혁신하고 파괴하는 것을 말한다. 멀지 않아서 핀테크는 오랫동안 금융업의 대부로 자임해온 은행의 가치사슬을 파괴하고 은행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뒤흔들 것으로 전망된다.

성공적인 업체 가운데 하나가 중국의 마윈이 이끌고 있는 알리바바그룹이다. 우리는 온라인 거래를 할 때 번거롭기 짝이 없다. 공인인증서를 받는 일보다 시작해서 카드를 일일이 입력해야 하는 일까지 웬만한 사람이라면 인내심이 시험받는다는 느낌을 갖는다. 그러나 중국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닷컴은 알리페이라는 편리한 독자적인 결제 시스템은 갖고 있다. 예를 들어, 과거에 중국 여행객들은 한국에 올 때 환전 문제로 번거러웠다. 이제는 스마트폰에서 알리페이 앱을 작동시켜 단말기에 대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한국의 환전상 수가 급감하고 말았다.

2004년에 시작한 전자상거래 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로 10년만에 중국 회원은 3억명으로 늘어났고 해외에도 240여개국에 5400만명의 회우너을 갖고 있다. 알리페이를 통한 결제 금액은 하루 평균 106억위안(1조2000억원)이나 되며, 이는 중국 소비의 17%에 달한다. 핀테크 시대가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를 극명하게 드러낸 사례는 알리바바가 직접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일이다. 2013년 6월 알리바바는 MMF 상품 위어바오를 출시한다. 출신 1년 만에 가입자 9000만명, 자본 규모 100조원 규모로 단일 펀드로서는 중국 1위, 세계 4위로 올라서는데 성공하였다. 가입자 수만으로 기준으로 하면 23년 동안 중국의 전 오프라인 증권사가 끌어들인 회원사 수를 능가한다.

핀테크는 단순히 금융업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고 그 파급효과는 유통업과 제조업을 넘어서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이 점에서 우리는 겹겹으로 둘러친 규제 때문에 더딘 전진을 하고 있을 뿐이다. 새로운 금융의 등장이 일상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지, 돈의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는 어디서 나올지, 우리 사회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다룬 책이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일독할 만큼 가치가 있다. 새로운 트렌드의 명암을 이해해 두는 일은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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