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기 둔화로 생산 과잉에 직면한 일본 기업들이 현지에서 대규모 감원에 나서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일본의 건설 중장비업체인 고마쓰는 올 들어 중국 현지 전체 직원의 10%에 해당하는 500명을 감원했다. 지난해까지 2년간의 감원 규모가 500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엔 그 2배 규모다. 회사는 이번 인원 감축은 중국 내 건설 수주 감소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의 2015 회계연도 상반기(4~9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다.
고베제강의 자회사인 코벨코건기도 중국 항저우와 청두 공장 직원 200명을 올 연말까지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작기계업체인 쓰가미는 중국 매출이 1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함에 따라 올해 실적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음료 캔 제조업체인 동양제관은 생산 과잉에 따른 가격 경쟁 심화로 수익이 악화했다며 중국에서 음료 캔 제조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다.
신문은 철강, 건설, 중장비, 정보기술(IT) 부품 등 제조업 관련 기업에서 감원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부동산, 인프라, 제조업 등의 투자 감소와 생산 과잉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2008년 리먼 사태 발발 당시 중국 정부는 4조 위안(약 725조800억원)을 풀어 경기부양에 나섰다. 그 결과 건설장비 및 건축자재 등의 설비 투자가 급증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다시 경기가 둔화하면서 생산 과잉이 심해지고 인건비까지 상승해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업 규모를 축소하는 기업이 증가했다.
반면 소매 업체들은 중국에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며 제조업계와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캐주얼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과 무인양품(무지)은 중국 내 매장 확대에 혈안이다.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향후 중국의 소비는 강력한 성장세를 나타내 소비대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니클로는 현지 매장을 연간 100개씩 늘려나갈 방침이다. 무지는 2017년 2월 말까지 현재보다 50% 많은 200개의 매장을 중국에 설립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