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서만 글로벌 제약회사와 7조5000억원에 달하는 기술수출 성과를 이끌어낸 한미약품이 의약품 생산액에서도 국내 최고 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보건의료 분석평가 전문사이트 팜스코어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15년 식품의약품 통계연보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미약품의 지난해 의약품 생산액은 5837억원으로 전년(5743억원) 대비 1.6% 증가했다. 이 같은 매출은 국내 제약업계 1위 규모다. 이 업체에 이어 △종근당(5425억원) △동아에스티(5308억원) △녹십자(5284억원) △대웅제약(5081억원) 순으로 의약품 생산액이 높았다.
지난해 국내 상위 20개 제약사의 의약품 생산액은 7조626억원으로 전년(7조3532억원) 대비 4.0% 감소했으며,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 역시 1.1%P 줄어들었다. 이처럼 의약품 생산액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많은 제약사들이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자사 제품 연구·개발(R&D)보다는 다국적 제약사의 도입품목(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내 제약사 매출 1위인 유한양행의 경우 자체 의약품 개발보다는 다국적 제약사의 도입 품목 판매에 치중한 결과, 올해 상반기 전체 상품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2.8%까지 치솟았다. 유한양행은 상품 매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자체 의약품 생산액은 지난 2010년 4092억원에서 지난해 3456억원으로 4년 사이 15.5%나 감소했다. 유한양행의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5.9%(304억원)로, 업계 평균인 6.8%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반면에 한미약품의 경우 2010년 5643억원에 달하다가 이듬해인 2011년 소폭 감소했지만, 지난해 200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한미약품의 2010년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14.3%(852억원)였는데, 지난해에는 20.0%(1525억원)까지 증가하며 2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에는 3분기까지 R&D에 1380억원가량을 투자하며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19.0%를 기록했다.
최성규 팜스코어 수석연구원은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사례는 국내 제약업계에 길이 남을 신화를 쓴 것”이라며 “무엇보다 한국 토종 제약사의 신약개발 저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