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프업계 '히든챔피언'인 독일계 윌로펌프가 한국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한국시장의 중요성을 감안해 글로벌 연구개발(R&D) 조직을 프랑스에서 이관한데 이어, 부산 신공장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계획하는 등 향후 생활용 소형펌프 시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5년내 매출 23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김연중<사진> 윌로펌프 대표는 10일 서울 여의도 인근에서 기자들과 만나 "생활, 농업, 산업용을 아우르는 빌딩서비스 분야에 가장 중점을 둘 계획"이라며 "이를 더욱 확대해 수처리, 플랜트까지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강화해 성장을 도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예상 매출은 1833억원 수준"이라며 "한국 펌프시장 규모가 총 1조3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윌로펌프의 중장기 목표는 오는 2020년까지 매출 23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윌로펌프는 독일 윌로SE가 지분 100%를 보유한 업체로, 과거 설립 초기엔 LG그룹과 합작 형태로 시작했다. 윌로SE는 독일의 히든챔피언으로, 지난해 전 세계 펌프시장에서 1조700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1872년 시작된 장수기업이다. 한국법인인 윌로펌프는 지난해 1664억원 매출을 기록했고, 50여개국에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독일 본사가 한국에 보내는 기대가 매우 커 소형펌프 R&D 기능을 프랑스에서 한국으로 이관했고, 한국에서 전 세계 소형펌프 시장을 대응해나갈 것"이라며 "윌로펌프는 독일 본사의 종속적인 관계가 아닌 동등한 관계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아시아ㆍ태평양지역을 총괄하는 김 대표는 윌로그룹에서 아시아인 최초의 지역본부장 자리에 올랐다. 김 대표는 "한국 소비자들이 얼리어답터인 동시에 요구 수준도 까다로워 생활용 펌프 분야에선 선도시장으로 꼽힌다"며 "윌로그룹에서도 한국을 '아시아의 독일'로 인정하는 등 선진시장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프랑스에 있던 R&D센터 기능을 한국으로 이관했고, 독일 본사로부터 3000만 달러를 유치해 부산에 신공장을 설립하기도 했다. 연간 10만대의 생활용 펌프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그런포스펌프, 효성 등 경쟁사들이 있지만 국내 빌딩서비스 분야에선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김 대표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경쟁 중인 곳은 그런포스 정도이지만, 매출액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며 "윌로펌프는 국내 시장에서 17~18%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윌로펌프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성장을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프리미엄 부스터 펌프 시스템 '윌로 하이부스트'를 출시하며 고삐를 죄고 있다. 윌로 하이부스트는 빠른 처리 속도와 사용자 편의성, 에너지 절감 효과을 극대화한 제품이다.
김 대표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탄생한 윌로 하이부스트를 통해 국내 초고층 빌딩, 프리미엄 아파트의 부스터 펌프 시스템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