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가 온·오프라인 기본공급률을 일원화하고 어음 위주의 결제 관행을 개선한다.
교보문고 브랜드관리팀 진영균 씨는 “출판사와 상생을 위해 출판사의 기본공급률을 오프라인 서점 기준에 맞추고 대금 결제 방식을 현금결제 위주로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 공급률에 비해 낮게 책정됐던 온라인 공급률이 소폭 상승한다. 또 기존의 어음결제 관행이 현금결제로 바뀌어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형출판사들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앞서 교보문고는 지난달 27일 한국출판인회의와 만나 이같은 개선안을 제시했다.
공급률은 국내 출판사가 온·오프라인 서점에 공급하는 정가 대비 비율을 뜻한다. 지난해 11월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에도 어려움을 겪어온 국내 출판계는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에 공급률 상향 조정을 요구해왔으나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그러나 교보문고가 공급률 정책에 변화를 주면서 희망이 생겼다.
한국출판인회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교보문고가 나섰다는 것은 상징적 의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출판인회의는 공급률에 대해 회원 출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연구 용역을 의뢰해 온·오프라인 서점과 적극적으로 공급률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혜택을 받게 될 출판사 역시 “공급률이 조정되면 중소출판사의 매출이 증가해 출판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반겼다.
그러나 다른 업체가 공급률 방침을 변경할 지는 지켜볼 문제다. 교보문고의 경우 오프라인 매출이 65%에 달해 여유가 있지만, 온라인으로만 판매하는 업체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예를 들어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업체는 재고를 출판사에 반환하지 않게 되면 상품을 보관하는 비용이 발생하는 등 공급률 책정에 대해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
한 도서유통업 관계자는 “공급률은 재고 반환 여부, 마케팅 전략, 출판사의 출간 부수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며 “유통 특성을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또 공급률 상향만이 출판계를 살리는 길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은 “공급률이 상향 조정되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출판사에 이익이 생기는 만큼 책 가격을 낮춰 독자를 확보해야 한다. 그것이 출판계 전체가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