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터닝포인트] 프로야구 선수 ‘마녀사냥’

입력 2015-11-04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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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 뉴미디어부 차장

잘 나가던 프로야구 선수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로 파문을 일으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KT 위즈의 신인 장성우 선수인데요. 지인과 거침없이 나눴던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그의 이름이 오르내렸습니다.

공개된 대화 내용은 입에 담기 어려운 말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 탓에 젊은 선수는 협회와 구단으로부터 50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 2000만원이라는 중징계도 받았습니다. 아직은 어린, 그래서 앞으로 야구장에서 뛸 날이 더 많은 선수에게 적잖은 충격이었습니다. 쉽게 잊고 털어버리기에는 온라인 세상에 남아 있는 흔적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단언컨대 논란이 일기 전, 평소 그를 알고 있던 팬들보다 그의 얼굴이나 이름조차 몰랐던 국민이 더 많습니다. 야구팬이 아니고서야 이제 막 프로무대에 뛰어든 20대 신인에게 큰 관심을 두지 못한 경우가 많을 테니까요.

그런데도 사태가 불거지자 “이게 누군가?”, “이런 일이 있었군”, “이런 못된…” 이라며 득달같이 달려드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애당초 이 어린 선수가 일으켰던 논란을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이쯤 되면 흔히 말하는 ‘마녀사냥’이 시작된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다분히 사람들 앞에 나서는 ‘공인’이기에 그가 감내해야 할 고통은 시간이 지날수록 고스란히 포개지며 쌓이고 있습니다.

사태가 확대되니 결국 해당 선수에 쏠렸던 공분이 해당 집단 전체로 번지기 시작합니다. 한 선수의 성숙하지 못한 행동이 야구선수 전체의 이미지로 확대해석되기 시작한 것이지요. 비난의 대상이 선수 한 명에서 해당 집단으로 확대되면서 수위도 점점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앞서 다른 논란을 일으켰던 몇몇 선수의 이름까지 다시 거론되기 시작합니다. 동료 선수의 인터뷰 도중 리포터에게 물벼락을 날렸던 철없는 선수부터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그럼에도 반성하는 기색이 없었던 선수에게 화살이 다시 이어집니다.

이쯤 되면 논란은 야구선수 전체의 인성으로 확대됩니다. 심지어 “못 배워서 그런다”는 비아냥거림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앞서 프로야구선수협회(회장 서재응)는 협회 선수가 논란에 휩싸이거나 물의를 일으킬 때마다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SNS로 논란을 일으킨 선수의 소속 구단은 자체적으로 정기적인 인성교육과 1 대 1 상담도 계획했습니다.

우리는 이제껏 수많은 스타플레이어의 선행을 지켜봤습니다. 메이저리그나 해외파는 물론, 국내 리그에서 활동해온 선수들도 꾸준히 남모를 선행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들의 선행과 됨됨이를 상투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입니다. 반면, 아직 어린 선수의 SNS 논란에는 득달같이 달려들고는 합니다.

젊고 어린 선수의 성숙하지 못한 행동이 프로야구 선수 전체의 이미지로 번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수많은 프로야구 선수들의 선행을 지켜봤지만, 이들을 잘 기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이라도 야구선수 전체를 “못 배워서 못났다”로 치부할 수는 없습니다. ‘더 배우고 더 많이 성숙한’ 프로야구 선수가 많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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