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는 삼성과 롯데의 화학 부문 인수합병(M&A) 빅딜과 관련, 롯데케미칼의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4일 밝혔다.
앞서 지난 10월30일 롯데케미칼은 삼성SDI의 케미칼 사업부와 삼성정밀화학 지분을 모두 2조7915억원 규모에 인수하기로 계약했다.
한신평은 “이번 인수는 롯데케미칼의 정밀화학사업 진출 및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사업적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그러나 2016년 상반기까지 미국 셰일가스 기반 에탄 크래커 신설 투자 등과 관련 약 2.9조의 대규모 자금 소요가 예정된 상황에 재무적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이 이미 내년 상반기까지 2조9000억원 규모의 투자 지출이 예정돼 있는 상황에, 추가로 삼성 화학 부문 인수까지 진행해 재무 안정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한신평은 “롯데케미칼의 2015년 영업실적 호조에 힘 입어 수익성 및 재무안정성 지표가 개선되었음에도 불구, 향후 대규모 자금 소요에 따라 재무 부담이 확대 될 전망을 반영해 기존의 부정적 등급전망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신평은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으로 부여하고 있다.
한편 한신평은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와 삼성정밀화학이 내년부터 롯데케미칼의 연결 대상으로 편입된 뒤 예상 매출은 약 4조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이번 계약이 롯데케미칼의 제품군 다변화, 롯데 그룹 내 화학 계열사의 수직계열화 등의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올해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와 삼성정밀화학의 수익성이 호전됐던 주된 요인이 원가절감과 업황 호조 등이었던 만큼 이번 계약에 따른 실적 개선 여부는 지켜봐야한다는 판단이다.
한신평은 "북미 투자 계획이 있는 가운데 이번 계약으로 추가로 인수 대금이 지출될 것을 감안하면 롯데케미칼의 재무 안정성 저하가 예상된다"며 "개선된 영업 실적이 지속되는지 여부를 비롯 재무 부담 확대 수준 등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