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금융계열사 임원들의 임기를 기존 3년에서 2년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시행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각에서는 최근 주진형 대표 사태 이후 한화그룹이 지배력을 강화하고자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 아니냐는 진단도 나온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최근 임시주총을 통해 이 회사 이응준 솔루션사업본부장을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이 본부장이 사내 이사로 선임되면서 한화자산운용의 사내이사는 기존 1명에서 총 2명, 사외이사 3명까지 포함하면 5인으로 늘어났다.
이와 함께 사내이사의 임기를 기존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는 정관변경 안건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 본부장의 임기는 오는 2017년 3월까지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이사회 운영을 위해 신임 사내이사를 늘리게 된 것”이라며 “사내이사들의 임기는 통상 상법상 3년이지만, 금융투자업계는 대체로 1년씩 임기를 재신임하는 방식을 많이 쓴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한화손보 등 그룹내 주요 계열사를 거쳐 지난 2009년부터 한화투신 시절부터 6년간 한화자산운용에서 경영기획팀장, P&M전략팀장, 솔루션사업본부장을 역임하고 있다.
한편 금투업계에서는 한화자산운용의 임원 임기 축소와 관련해 최근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그룹측과 갈등을 빚은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 사태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실제 주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이지만,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반대 관련 리포트를 비롯해 파격적인 행보로 그룹과 갈등설이 불거졌던 것.
금투업계 고위 관계자는 “일련의 사태를 두고 볼 때, 한화그룹 측에서 사내이사들의 임기를 축소시켜 제한된 임기 내에서 최강의 시너지를 내라는 포석으로 읽힌다”며 “여기에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대표 내정자와 이응준 본부장 등 그룹내부 문화에 정통한 인사들을 각 계열사에 전진배치해 그룹의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속내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