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의 올해 3분기 실적 성적표가 속속 공개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시장 추정치(컨센서스)를 11%나 뛰어넘은 '깜짝 실적'으로 출발한 덕분에 다른 기업에 대한 실적 개선 기대감도 높아진 상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적 효과가 일부 종목에 국한될 것으로 전망하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삼성전자 실적 효과 '제한적'= 21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에도 다른 기업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근 1.6% 하향 조정됐다. 순이익은 3.4%까지 눈높이가 내려갔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국내 기업의 실적은 경기 호황이 아닌 환율, 유가 등 가격효과에 기대고 있다”며 “삼성전자 효과가 코스피 시장 전반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 효과로 4개월 만에 거래소의 선행 이익수준비율이 플러스 값으로 전환됐지만 시가총액 비중을 고려하지 않은 이익수정비율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라며 “실적 전망의 긍정적인 변화가 아직 일부 대형주에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ROE 개선 종목에 '주목'= 이에 따라 ROE가 개선되고 있는 종목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ROE는 자기자본에 대한 기간이익비율로, 기업의 이익창출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NH투자증권은 시가총액 1조원 이상 종목들 가운데 3분기 실적 전망치가 상향 되고 ROE가 개선될 종목으로 LG화학, LG전자, GS, 대한통운, 효성, 한화케미칼, 한세실업, 동원시스템즈, 코스맥스, 한화테그윈, 크라운 제과 등을 꼽았다.
이 가운데 CJ대한통운, 한세실업, 한화테크윈, GS가 밸류에이션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들 종목은 최근 컨센서스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11% 늘어난 543억원이다. ROE는 올해 3.13%에서 5.66%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한세실업은 3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94% 늘어난 492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ROE는 지난해 20.48%에서 올해 24.42%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GS는 ROE가 지난해 -5.56%에서 9.07%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은 모바일·소셜커머스 쇼핑 증가에 힘입어 택배물동량이 18% 성장했다”면서 “지난 9월 중국 1위 냉동물류 회사 롱칭물류 인수에 성공하면서 해외 진출을 통한 추가 성장이 기대된다”라고 설명했다.
김근종 현대증권 연구원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에 따라 베트남산 섬유 품목의 미국 수출 관세가 철폐되기 때문에 베트남 매출 생산비중이 60%에 달하는 한세실업은 장기적으로 꾸준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