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억만장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추월했다.
중국판 ‘포브스’ 후룬리포트의 ‘2015년 후룬 부자 리스트’ 조사에서 올해 중국 억만장자 수가 596명으로, 미국의 537명을 웃돌았다고 1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중국은 올해에만 242명이 억만장자 명단에 편입됐다. 홍콩과 마카오까지 합치면 억만장자 수는 715명으로 늘어난다고 후룬은 전했다.
이들 부자 재산 대부분은 자신들이 보유한 기업의 지분으로부터 왔다. 중국증시가 올해 극도의 변동성을 보였기 때문에 억만장자 재산도 오르락 내리락하고 있다. 후룬리포트의 조사는 지난 8월 14일 주가를 기준으로 이뤄졌다. 이후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16% 하락한 상태다.
왕젠린 다롄완다그룹 회장이 알리바바그룹홀딩의 마윈 회장을 제치고 다시 중국 부자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올해 그의 재산은 전년보다 52% 급증한 344억 달러(약 39조원)로 집계됐다.
부동산 재벌인 왕 회장은 중국 부동산시장이 냉각하자 미디어와 여행, 금융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한 것이 재산 증가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지난해 12월 왕젠린의 상업용 부동산 사업체가 홍콩증시에 상장했고 그가 보유한 영화관 체인은 지난 1월 상하이증시에 데뷔했다. 후룬은 5년 전 부동산이 왕 회장 재산의 90%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절반으로 그 비중이 낮아졌다고 전했다.
지난해 1위였던 마윈 회장은 뉴욕증시 상장사인 알리바바 주가 하락으로 올해 재산이 3% 줄어든 227억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알리페이 등 금융사업을 펼치는 앤트파이낸셜서비스그룹 주가가 올해 강세를 띠면서 마 회장 재산 감소폭을 줄였다.
음료 대기업 와하하의 쭝칭허우가 211억 달러 재산으로 3위에 올랐고 텐센트의 마화텅(188억 달러) 회장과 샤오미의 레이쥔(144억 달러) 최고경영자(CEO)가 각각 4~5위를 차지했다.
차이나퍼시픽컨스트럭션의 옌하오 회장이 142억 달러로 6위, 리옌훙 바이두 설립자가 133억 달러로 7위에 올랐다.
부동산·투자업체 판하이의 루즈창(130억 달러)과 전자제품 전문 유통업체 쑤닝의 장진둥(127억 달러)이 나란히 8~9위를 기록했다. 자동차 부품업체 완샹의 류관치우와 화빈그룹의 옌빈 회장이 102억 달러로 공동 10위를 기록했다.
중국 경기둔화에도 부자들의 수는 크게 늘어났다. 재산이 최소 3억1500만 달러 이상인 부자는 올해 1877명으로 전년보다 680명 증가했다. 이런 증가폭은 사상 최대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