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수탈창고에서 꽃피는 문화

입력 2015-10-1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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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이 주된 산업인 완주. 그 중에서도 삼례는 완주에서도 아주 작은 농촌마을이다. 조선시대만 해도 삼남대로와 통영대로의 분기점이자 호남 최대 역참으로 호남은 삼례로 통한다고 할 만큼 위세 등등한 곳이 바로 삼례였다. 하지만 농촌의 쇠락과 더불어 도심 공동화가 더해져 삼례는 인구 2만도 채 되지 않는 작은 마을로 전락했다. 그런데 이 삼례가 요즘 심상찮다. 삼례를 찾는 관광객이 삼례인구와 맞먹을 정도고 다른 도시에서는 삼례를 벤치마킹하기위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완주하면 떠오르는 송광사 그리고 화엄사와 더불어 삼례가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으니 말이다. 도대체 삼례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양곡창고가 문화예술촌으로 

호기심을 가득 앉고 삼례 문화예술촌에 발을 딛는 순간. 뭔가 이상하다. 분명 예술촌이라고 했는데 농협 양곡창고가 아닌가. 그렇다. 삼례 문화예술촌은 바로 농협 양곡창고를 리모델링해 탄생한 곳이다. 일제 강점기 완주 만경평야에서 생산된 쌀을 수탈하기위해 삼례에는 양곡창고가 지어졌다. 이 창고는 1970년대까지 농협의 양곡창고로 활용했지만 삼례역이 전라선 복선화 사업으로 옮겨가면서 흉물로 방치되던 것이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 한 것이다. 건물외벽에 선명하게 새겨진 ‘불조심’하며 신선한 쌀을 보관하기 위해 내부에 설치된 목재시설까지 양곡창고는 1920년대에 지어진 원형 그대로를 유지하면서 현대적인 감각을 덧칠했다. 그 덕분에 삼례 문화예술촌의 양곡창고는 문화재청으로부터 근대문화유산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과거 아픔의 역사와 전통에 문화와 예술을 접목시킨 삼례문화예술촌은 문화와 예술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며 쇠락해가던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 있었다.

 

 

 

 

   삼삼예예미미, 삼례 문화예술촌

삼례 문화예술촌의 별명이기도 한 ‘삼삼예예미미’는 삼례미술관에서 한 자씩 따와 중첩해서 사용하고 있다. 한 번 불러보면 묘한 중독성이 느껴지는 삼삼예예미미다. 삼례 문화예술촌은 시골마을의 예술촌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다른 예술촌과 달리 분야별 최고 고수들이 입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주얼미디어아트미술관에서는 미술작품과 영상미디어를 접목해 새로운 장르의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100년 전의 창고에서 최신식의 현대미술이라니 놀랍지 않은가. 책 공방 북아트센터에서는 유럽식 북아트 공방을 만나게 된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책을 만드는데 사용하는 각종기계와 도구를 전시하고 있으며 북 아트 스쿨에서는 누구라도 자신만의 책을 만들 수 있어 최고의 인기프로그램이다. 또한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목가구에 조선시대 목수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김상림 목공소의 전통가구들은 명품가구보다 더 고급지고 멋스럽다. 이밖에도 옛 교과서, 그림책, 문화예술인의 장서표와 친필 등을 볼 수 있는 책 박물관과 디자인 뮤지엄 등이 독특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실컷 구경하는 재미에 빠져 다니다 보니 다리도 아프고 커피 한 잔이 생각나는 시간, 문화카페로 향했다. 사랑방 같은 문화카페에는 동네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커피 로스팅과 바리스타 교육을 받으며 신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처럼 버려졌던 쌀 창고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며 문화의 씨앗이 자라고 있었다. 조용한 시골 마을 삼례에는 오늘도 사람들이 모여든다.  

Tip. 매주 토요일 삼례 문화예술촌 앞의 씨앗문화예술협동조합에서는 낮 12시~오후 4시까지 서 토요문화장터가 열린다. 인근의 구(舊)삼례역사에는 막사발 미술관이 있다.

 

 

 

 

 

삼례문화예술촌 주소 전라북도 완주군 삼례읍 삼례역로 81-13 전화 070-8915-8121~32관람시간 10:00~18:00 관람요금 성인 2천원, 청소년 1천원 유치원생(만 3세 이상) 500원, 완주군민 및 65세 이상은 무료 휴관일 매주 월요일 홈페이지 http://www.srartvi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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