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ㆍCJ “동부팜한농 비싸다” 매각 차질 빚을까

입력 2015-10-14 07:43 수정 2015-10-1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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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부채, 수출 제한 등 이유로 들어

동부팜한농의 인수를 추진하는 LG화학과 CJ제일제당이 이 회사의 현재 가치가 고평가 돼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동부팜한농의 매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동부팜한농의 실사를 진행 중인 LG화학과 CJ제일제당은 이 회사의 장점뿐 아니라 단점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동부팜한농의 매각 가치를 7000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LG화학과 CJ제일제당은 이 같은 가격은 ‘너무 비싸다’고 평가하고 있어 본입찰 때 써낼 가격이 크게 낮아질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주관사 측이 이들이 써낼 인수가격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매각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LG화학과 CJ제일제당이 동부팜한농이 고평가 돼 있다고 보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우선 동부팜한농은 종자산업 특성상 농약 원재료가 수입산이면 수출을 할 수 없는 제약을 받는다. 농약 원재료 대부분은 카길 등 해외 다국적기업이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동부팜한농은 최근 수입산에 의존하지 않는 ‘테라도’라는 제초제를 자체 개발했지만 이 제품의 본격 해외수출은 2018~2019년이 되야 가능할 전망이다.

동부팜한농의 부채 규모도 LG화학과 CJ 제일제당에는 부담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이 회사의 부채 규모는 8917억원이다. 부채율은 187.7%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 정도 부채규모면 은행에서 차입금을 더 늘릴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인수자가 부채까지 떠안아야 하는 것이 부담”이라고 말했다. 동부팜한농은 올해 2분기 매출 2182억원, 영업이익 25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 회사가 자력으로 버는 돈으로는 부채를 감축할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동부팜한농이 농민, 농업단체와 같은 민감한 직업군을 상대해야 하는 것도 인수자에게는 부담으로 평가되고 있다. 동부팜한농은 농민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지난 8월 경기도 화성에 있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유리온실을 우일팜에게 170억원에 매각했다. 이 유리온실은 일본의 식품회사 가고메가 운영하는 10만㎡ 크기의 유리온실보다 큰 12만여㎡였다. 그러나 농민단체의 반발을 이겨내지 못하고 완공 3년 만에 정리했다.

물론 동부팜한농의 고평가 여론이 가격 줄다리기 차원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IB업계 관계자는 “LG화학과 CJ제일제당은 종자산업을 추진하는 있어 업계 1위인 동부팜한농의 인수 의지가 약하지 않다”며 “가격을 최대한 깎으려고 실사를 꼼꼼히 진행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동부팜한농의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 산업은행 M&A실, 모간스탠리는 다음달 초 본입찰을 진행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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