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형 한화證 사장 “서비스 선택제 빠르게 정착” 시기상조 자찬

입력 2015-10-13 17:01 수정 2015-10-1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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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부서는 평가 데이터 수집도 완료 못해

▲한화투자증권 사옥(사진제공 한화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사옥(사진제공 한화투자증권)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내홍의 불씨인 ‘서비스선택제’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자찬했다. 하지만 관련부서에서는 아직 서비스선택제의 시행에 대한 데이터 수집이 충분하지 않아 평가를 꺼리고 있다. 일선에서는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 역시 들리고 있어 서비스선택제가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주 사장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비스 선택제가) 우리가 예상하고 기대했던 것과 너무도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도리어 너무 생각한대로 움직여서 약간 불안할 정도다”고 밝혔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5일 서비스선택제를 실시했다. 서비스 선택제는 주식 투자 시 고객의 주식 위탁 계좌를 상담(컨설팅) 계좌와 비상담(다이렉트) 계좌로 분리한 제도다. 상담 계좌를 선택한 고객에게는 프라이빗뱅커(PB)와 개별 주식 투자에 대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이렉트 계좌를 선택한 고객에게는 정률 방식의 주식 거래 수수료율 대신 저렴한 단순 정액 수수료만 부과하는 방식이다.

이번 제도 시행을 앞두고 리테일본부 사업부장과 지점장들은 소액 투자자의 수수료 부담이 가중될 수 있어 고객 이탈과 영업기반 훼손이 우려된다며 제도 시행 유보를 요청하며 주 사장과 충돌을 빚었다.

주 사장에 따르면 서비스선택제는 도입 이후 시행착오를 겪은 뒤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도 시행 당일 수수료 시스템이 전환된지 모르고 소액주문을 빈번히 하다가 수수료가 높게 나온 고객이 극소수 있었으나 이후 이러한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제도 시행 첫날 상담계좌 고객으로서 거래를 한 고객은 300여명, 비상담 계좌를 선택해서 건당 정액 수수료를 적용받는 거래를 한 고객은 4000여명, 고자산 헤비 트레이더로서 협의 수수료 적용를 받는 고객은 300여명으로 집계됐다.

주 사장은 “중요한 것은 과거 온라인 거래 건수의 50%를 차지하던 100만원 미만 주문 고객”이라며 “이 고객들은 거래 건수는 많아도 막상 수수료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했으나 이 100만원 미만 소액 거래 건수가 이틀 사이에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당 주문 액수는 오프라인, 온라인 모두 늘었는데 특히 오프라인에서 훨씬 크게 늘었다”며 “온라인 건당 주문액도 역시 늘었는데 이틀째인 어제 벌써 60%의 거래 건수가 500만원 이상 주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주 사장이 주장하는 대로 서비스선택제가 온전히 정착되고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다. 아직 관련 부서에서조차 제도에 대한 평가를 내리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관련 부서에서도 (서비스선택제 이용 등에 관한) 집계를 하려면 데이터가 쌓여야 하는데 아직 시작 단계라 지켜 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서비스 선택제 시행 유보를 요구했던 임직원 측에서는 부산에서 한 고객이 서비스 선택제 시행을 비롯한 잦은 제도 변경에 불만을 호소하며 40억원대 자산을 다른 증권사로 옮기는 등 고객 이탈 조짐이 가시화되고 있다. 콜센터로도 고객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서비스 선택제에 대한 긍정적인 결론을 내리기에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임직원들은 서비스 선택제의 도입에 따른 고객들의 불만을 잠재우고자 도입한 허들 수수료와 지점장 재량으로 협의 수수료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한 점 역시 서비스 선택제의 도입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는 시점에서 서비스 선택제 시행이 순항한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허들 수수료는 다이렉트 고객의 온라인 거래에 한해 하루 합산 거래금액을 기준으로 매 3000만원마다 2만원의 수수료를 적용하는 옵션이다. 하루 3회 이상 주식 매매를 하는 활동적인 고객의 다이렉트 정액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하루 합산 거래액에 따라 수수료를 적용한 것이다.

이에 대해 주 사장은 “국내 최초로 시행하는 허들 가격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이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한다”며 “소액 주문을 많이 내는 고객으로서는 한 번 가입해서 자기에게 맞는지 시도해볼 만 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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