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상 경제학상의 영예는 영국 경제학자 앵거스 디턴(70)에 돌아갔다.
노벨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앵거스 디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2015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경제 불평등을 분석하고 복지와 빈곤과 관련 정책을 입안하는데 이바지했다는 평가다.
위원회는 “복지를 촉진하고 빈곤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입안하려면 먼저 개인의 소비 선택을 이해해야 한다”면서 “디턴 교수는 이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켰다”며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위원회는 또 “그의 연구는 구체적인 개인 선택과 집합적인 결과를 연계함으로써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 개발 경제학 분야의 변화를 도왔다”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또 디턴 교수의 연구가 1) 소비자들이 상품 구매를 위한 지출을 어떻게 배분하는지, 2) 소득을 얼마나 쓰고 얼마나 저축하는지, 3) 복지와 빈곤을 어떻게 측정하고 분석할 수 있는지 등의 세가지 경제학적 질문에 해답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디턴 교수가 처음 학계에서 주목을 받은 것은 브리스톨대 재직 당시 존 무엘바워 옥스퍼드대 교수와 함께 수요 측정방식인 ‘준(準)이상수요체계(AIDS·Almost Ideal Demand System)’를 고안하면서부터다. 이후 준이상수요체계는 소비자행동학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하는 수요 분석 틀로 자리매김했다.
저서로는 ‘경제와 소비 행동’, ‘소비의 이해’, ‘가계조사 분석: 정책 개발에 대한 미시경제학적 접근’, ‘인도 빈곤 논쟁’ 등이 있다. 2013년에 출간한 ‘위대한 탈출’은 경제적 불평등의 기원을 새롭게 해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디턴 교수는 이 저서를 통해 소득 불평등은 성장의 결과인 동시에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자본주의의 불평등을 지적한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21세기 자본론’가 제시한 논리와 정반대다. 이에 학계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피케티 신드롬’ 이어지는 상황에서 디턴 교수에게 노벨 경제학상의 영예가 돌아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1945년 영국 에든버러에서 태어나 영국과 미국 시민권을 동시에 가진 디턴 교수는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영국 브리스톨대 교수를 거쳐 1983년부터 지금까지 프린스턴대 경제·국제관계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수상자 발표 이후 전화 인터뷰에서 디턴 교수는 자신을 “세계의 빈곤과 사람들의 행동 방식, 그리고 무엇이 사람들의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지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한편, 노벨상 위원회는 이날 경제학상을 마지막으로 올해 노벨상 6개 분야 수상자를 모두 발표했다. 노벨상 시상식은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10일 스웨덴 스톨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며 수상자는 800만 크로나(약 11억300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