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팀의 패배는 일찌감치 예견됐다. 믿었던 세계랭킹 2위 제이슨 데이(호주)의 부진은 미국팀 우승을 예고하는 신호탄이었다.
데이는 11일 인천 송도의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끝난 2015 프레지던츠컵 싱글 매치에서 잭 존슨(미국)에 2홀 남기고 3홀 차 패배를 당했다.
이로써 데이는 이번 대회 5경기에 출전해 단 한 차례의 승리도 따내지 못하고 한국을 떠나게 됐다. 데이가 올린 유일한 승점은 9일 애덤 스콧(호주)과 출전한 포볼 매치다. 데이는 잭 존슨, 필 미켈슨 조에 맞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0.5점을 얻었다. 만약 데이가 단 한 차례라도 인터내셔널팀에 승점을 보탰다면 우승컵의 주인은 인터내셔널팀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
데이의 부진은 남아공 듀오 브랜든 그레이스, 루이 우스트히즌의 선전으로 위안을 받았다. 두 선수는 10일까지 4차례의 팀 매치를 전부 승리로 장식하며 인터내셔널팀에 무려 4점의 승점을 안겼다.
특히 그레이스는 11일 열린 싱글 매치에서도 매트 쿠차에 1홀 남기고 2홀 차 승리를 거두며 이번 대회 5전 전승이라는 믿을 수 없는 성적표를 남겼다.
그레이스의 플레이는 그리 화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버디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반드시 버디가 나왔고, 파로 막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착실하게 파를 기록하며 도깨비 같은 플레이를 펼쳤다.
배상문(29)의 플레이도 돋보였다. 비록 싱글 매치 마지막 홀에서 칩 샷 실수를 범했지만 대회장을 찾은 갤러리들을 열광케 하기에 충분했다. 배상문은 9일 대니 리(뉴질랜드)와 짝을 이뤄 출전한 포볼 매치에서 리키 파울러, 지미 워커 조를 무너트렸고, 10일 오후 열린 포볼 매치에서는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와 찰떡 호흡을 선보이며 지미 워커, 크리스 커크 조를 제압했다.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출전한 파이널 라운드 싱글 매치에서는 시종일관 끌려가는 경기를 펼쳐 다소의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 추천 선수로 출전해 인터내셔널팀에 승점 2.5점을 안기는 등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미국팀의 우승 주역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42승의 백전노장 필 미켈슨이다. 제이 하스 단장 추천으로 미국팀에 합류한 미켈슨은 한때 자격 미달 논란까지 일었지만 이번 대회에선 관록과 노련미를 앞세워 미국팀을 이끌었다.
미켈슨의 노련한 플레이는 대회 초반부터 돋보였다. 8일 포섬 매치에서는 잭 존슨과 호흡을 맞추며 제이슨 데이, 스티븐 보디치(이상 호주) 조를 꺾었고, 10일 포볼 매치에서는 다시 잭 존슨과 짝을 이뤄 애덤 스콧(호주), 아니르반 라히리(인도)로 구성된 인터내셔널팀을 무너트렸다. 또 11일 싱글 매치에서는 찰 슈워젤(남아공)에 4홀 남기고 5홀 차 승리를 거뒀다. 이번 대회 그가 미국팀에 헌납한 승점은 3.5점이다.
세계랭킹 1ㆍ2위 맞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조던 스피스(미국)와 데이는 10일 열린 포섬ㆍ포볼 매치에서 각각 한 차례식 맞붙었다. 결과는 두 차례 모두 스피스의 승리였다. 스피스는 포섬 매치에서 더스틴 존슨과, 포볼 매치에서는 패트릭 리드와 호흡을 맞추며 데이 조를 무릎꿇게 했다.
결국 양 팀 두 에이스의 성적이 우승컵 향방을 갈라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