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10월 9일 語音始定(어음시정) 우리말 표기가 비로소 정해지다

입력 2015-10-09 07: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1926년 11월 4일(음력 9월 29일), 조선어연구회가 훈민정음 반포 480주년을 맞아 '가갸날' 기념식을 열었다. 세종 28년(1446) 음력 9월 훈민정음을 반포했다는 세종실록의 기록에 따라 마지막 날인 29일을 고른 것이다. 이듬해엔 기관지 ‘한글’ 창간과 함께 명칭을 '한글날'로 고쳤다. 이어 1932년 양력 날짜로 환산, 10월 29일에 기념행사를 하다가 1934년에 정확한 양력 환산법을 적용해 10월 28일로 정정했다.

그런데 1940년 7월 훈민정음 해례본(解例本)이 발견됐다. 나중에 국보 70호로 지정된 해례본은 한글의 창제 원리와 사용법을 설명한 책이다. 집현전 대제학 정인지(鄭麟趾)가 쓴 서문에 반포일이 9월 상한(上澣), 즉 상순으로 돼 있었다. 그래서 상순의 끝 날인 9월 10일을 양력으로 환산해 10월 9일을 한글날로 확정했다. 한글날 제정 경위는 이처럼 꽤나 복잡하다.

한글날은 1949년 6월 공휴일로 정해졌다가 1991년 법정 공휴일이 아닌 기념일로 바뀌었다. 2006년에 다시 국경일로 지정됐다가 2013년 법정 공휴일로 재지정됐다. 한글날의 공휴일 지정-재지정 과정도 기구하다.

서거정(徐居正)이 쓴 최항(崔恒·1409~1474)의 비명(碑銘)에 이런 말이 있다. 최항은 한글 창제에 힘을 보탠 문신이다. “영릉[세종]이 공과 신숙주 등에게 명해 훈민정음 동국정운 등의 책을 지으니 우리 동방의 어음(語音)이 비로소 정해졌다. 규모와 조치는 모두 왕의 뜻을 여쭈어 정했으나 공이 협찬한 것도 많았다.”[英陵命公及申文忠公叔舟等掌其事 作訓民正音 東國正韻等書 吾東方語音始定 雖䂓模措置 皆稟睿旨 而公之協贊亦多]

훈민정음 해례본이 최근 복간본으로 나왔다. 소장자인 간송미술문화재단이 기획하고 교보문고가 제작을 맡아 노력한 결과다. fusedtree@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잠자던 내 카드 포인트, ‘어카운트인포’로 쉽게 조회하고 현금화까지 [경제한줌]
  • 긁어 부스럼 만든 발언?…‘티아라 왕따설’ 다시 뜨거워진 이유 [해시태그]
  • 단독 "한 번 뗄 때마다 수 백만원 수령 가능" 가짜 용종 보험사기 기승
  • 8만 달러 터치한 비트코인, 연내 '10만 달러'도 넘보나 [Bit코인]
  • 말라가는 국내 증시…개인ㆍ외인 자금 이탈에 속수무책
  • 환자복도 없던 우즈베크에 ‘한국식 병원’ 우뚝…“사람 살리는 병원” [르포]
  • 트럼프 시대 기대감 걷어내니...高환율·관세에 기업들 ‘벌벌’
  • 소문 무성하던 장현식, 4년 52억 원에 LG로…최원태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
  • 오늘의 상승종목

  • 11.1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3,620,000
    • +3.74%
    • 이더리움
    • 4,400,000
    • -0.56%
    • 비트코인 캐시
    • 601,500
    • +1.26%
    • 리플
    • 809
    • -0.37%
    • 솔라나
    • 291,200
    • +2.21%
    • 에이다
    • 804
    • -0.74%
    • 이오스
    • 780
    • +7%
    • 트론
    • 230
    • +0.44%
    • 스텔라루멘
    • 153
    • +2.68%
    • 비트코인에스브이
    • 82,600
    • +0.98%
    • 체인링크
    • 19,350
    • -3.83%
    • 샌드박스
    • 404
    • +2.5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