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제약회사의 시가총액(주식평가액)이 대부분 순자산 가치보다 높게 평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보건의료 분석평가 전문사이트 팜스코어에 따르면 매출액 상위 30대 상장 제약사(바이오 포함)의 지난달 30일 기준 시가총액은 29조9218억원으로, 이들 기업의 올해 상반기 순자산 대비 2.9배에 달했다. 30대 상장 제약사의 순자산은 10조4377억원이었다.
이는 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눈 비율)이 그만큼 높다는 것으로, 주식 가치가 실제 순자산 가치보다 고평가돼 있음을 뜻한다. 반면 PBR이 1배 이하면 시가총액이 순자산 가치(청산가치)에 못 미치는 것으로, 이는 해당 기업이 그만큼 저평가된 것이어서 향후 주가가 오를 여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30대 제약사 중 PBR이 가장 높은 곳은 코오롱생명과학으로 무려 8.3배에 달했다. 이 회사의 순자산 가치는 올해 상반기 기준 1342억원인데 반해, 9월 30일 기준 시가총액은 1조1107억원이었다. 이어 PBR이 높은 순으로는 한미약품(6.1배)·휴온스(4.9배)·셀트리온(4.7배)·LG생명과학(3.7배) 등이었다.
반면 순자산 가치에 비해 시가총액이 낮은 상장 제약사는 동화약품이 유일했다. 이 회사의 올해 상반기 순자산 가치는 2310억원인데 반해, 9월 30일 기준 시가총액은 1961억원으로 PBR이 0.8배에 불과했다. 이어 한독(1.0배)·신풍제약(1.0배)·알보젠코리아(1.2배)·제일약품(1.3배) 순으로 낮게 나타났다.
30대 상장 제약사 중 29곳(96.7%)의 PBR이 1배 이상이었으며, PBR이 4배 미만~2배 이상인 곳이 16개(53.3%)로 가장 많았다. 이어 PBR이 2배 미만~1배 이상인 곳이 9개로 30.0%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다수 제약사의 주가가 오를 만큼 올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최근 제약·바이오 업종의 거품론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최성규 팜스코어 수석연구원은 “이번 조사 결과는 최근에 일고 있는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거품론’을 수치로 재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일부 테마주를 제외하고 당분간 제약주가 크게 오를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