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타결로 인해 미국시장에서 일본과의 가격 경쟁력에 다소 부담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당장 한국의 수출경쟁력에 문제가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5일(현지시간) 12개국이 참여한 TPP가 타결됐다.
한국이 이번 TPP 타결에 따라 실질적으로 받을 영향은 미국시장에서 일본과의 경쟁이다. 한국이 12개 TPP회원국 가운데 아직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는 일본과 멕시코 뿐이지만, 일본은 기존에 FTA를 맺지 않았던 미국과 캐나다, 뉴질랜드에서 관세율을 인하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결국 이번 TPP 타결이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의 주된 포인트는 일본이 실질적으로 미국과 FTA를 맺게 되면서 얼마나 한미 FTA의 긍정적인 효과를 잠식해 갈 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이번 TPP 타결 우려에도 미국 시장에서 일본 대비 수출경쟁력이 크게 훼손될 정도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일본과 한국의 수출 경합도가 높은 자동차의 경우 FTA로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차 관세율은 현재 2.5%에서 내년에는 0%로 내려갈 예정이다. 현재 일본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일본 승용차 관세율은 2.5%로 향후 인하가 불가피하다.
물론 대일(對日) 가격 경쟁력에 부담이 생기지만 일본이 관세율 인하를 적용받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예상된다. 아직 TPP 협정의 세부 내용은 결정돼지 않았고 TPP 참여 12개 국가들의 국회 비준까지 거치는 과정이 당장 이뤄지긴 어렵다. 또한 미국의 빅3 완성차 업체들은 일본이 비관세 장벽을 없애는 대신 일본 자동차 관세율 철폐에 20년 정도의 시간을 두자는 주장을 한 바 있다.
또 일본과 경합도가 높은 전자제품은 이미 대부분 국가에서 관세율이 낮거나 부과하지 않고 있어 실질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아직 FTA를 맺지 않은 미국이나 호주는 전자제품에 관세를 매기지 않고 있다.
엔화 약세를 추가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미국 제조업체가 일본 정부의 환율시장 개입을 막는 조항을 요구한 바 있어 추가 엔화 약세는 기우에 불과할 전망이다.
안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한국이 TPP에서 배제되면서 미국시장에서 대일 가격 경쟁력에 다소 부담이 생긴 것은 맞지만 당장 한국 수출경쟁력에 큰 부담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