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아아, 당신이 독서와 유세를 하지 않았다면 어찌 이런 치욕을 당했겠어요?”라고 했다. 그러자 장의는 “내 혀가 온전한가 어떤가?” 하고 물었다. 아내가 웃으며 “혀가 있는데요” 하자 장의는 “그러면 됐소”라고 했다.[其妻曰 噫! 子毋讀書遊說 安得此辱乎 張儀謂其妻曰 視吾舌尙在不 其妻笑曰 舌在也 儀曰 足矣] ‘내 혀가 아직 있다’[吾舌尙在], 사마천 사기의 장의열전에 나온다.
‘혀가 아직 있다’는 말은 치망설존(齒亡舌存), 치폐설존(齒弊舌存)에도 나온다. 한(漢)의 유향(劉向)이 지은 ‘설원(說苑)’의 경신(敬愼) 편에 노자(老子)와 상종(常樅)의 고사가 실려 있다. 樅은 ‘전나무 종’자다.
노자가 와병 중인 스승에게 가르침을 구하자 상종은 “고향을 지나갈 때는 수레에서 내려라” 하고 일렀다. 노자는 “고향을 잊지 말라는 말씀이시지요?”라고 답했다. 상종이 다시 “높은 나무 아래를 지나갈 때에는 종종걸음을 하라”고 하자 노자는 “어른을 공경하라는 말씀이시군요”라고 답했다. 상종이 입을 벌려 “내 혀가 아직 있느냐?”, “내 이가 아직 있느냐?” 하고 잇따라 물었다. 그리고 이는 다 빠졌는데 혀가 남아 있는 이유를 아느냐고 물었다.
노자는 “혀가 남아 있는 것은 부드럽기 때문이고 이가 다 빠진 것은 강하기 때문입니다”[夫舌之存也 豈非以其柔耶 齒之亡也 豈非以其剛耶]라고 대답했다. 상종은 “천하의 일을 다 일러주었다”고 했다. 강한 자는 망하기 쉽지만 유연한 자는 오래 갈 수 있음을 깨우치는 고사다.